혼란스러운 정국…국민 정신건강 주의보

2025-01-16

2025년 새해가 밝았지만 정치 혼란과 경제 불안정으로 국민의 마음은 뒤숭숭하기만 하다. 한 온라인 플랫폼이 진행한 새해 소망 설문조사에서 ‘무탈한 한해’가 순위권에 나온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말해준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이 급증할수록 심각한 사회적 불안과 집단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계속되면 국민은 불안감은 물론 분노·무기력 등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한창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면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감정적 불편함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며 “이는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집단 공황과 같은 사회적 불안으로 확산할 위험도 상존한다. 집단 공황은 사람들이 공동체의 안정성을 상실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극단적인 수준으로 올라가는 현상이다. 지속적인 사회적 불안과 혼란은 대규모 불안 반응을 촉발하고 사회적, 집단적 차원의 분노발작 같은 심리적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안정성이 지속될수록 회복력은 떨어진다. 한 교수는 “집단적인 불안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더욱 심화하고 사회적 회복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것보다는 이를 인정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 한 교수는 “스트레스 반응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며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하며 무엇보다 나와 타인의 의견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가 불안할 때 뉴스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과도한 노출은 오히려 독이 된다. 무분별한 뉴스 시청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불안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특히 밤에 뉴스를 시청하면 신경계가 계속 흥분 상태에 놓여 수면을 방해하고 스트레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회복력은 공동체의 공감과 사회적 지지 체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은 단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 정신적 고통을 예방하고 위기 상황에서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국가 차원의 통합적인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구축은 시급한 과제다.

한 교수는 “정신건강 관리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국민이 필요할 때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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