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험 소비자 피해구제 4명 중 1명뿐 '바늘구멍' [2024 국감]

2024-10-22

접수된 4372건 중 1091건만 합의

비급여 급증…실손 부지급 분쟁↑

보험과 관련한 피해 구제를 통해 민원을 해결하는 소비자가 4명 중 1명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금 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가입자들의 불만은 늘어나는 반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통로는 바늘구멍인 셈이다. 보험소비자들이 쉽게 권리를 구제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이번 달 11일까지 민영보험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4372건 중 25.2%에 해당하는 1091건만 구제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신청이 늘어나고 있지만 피해를 구제받은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으로 한정해보면 781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212건(27.1%)만 구제됐다. 지난해 1067명 접수, 357명(33.5%)이 구제받은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5년간 민영보험 종류별 피해 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건강보험이 2033건으로 제일 많았다. 뒤를 이어 ▲실손보험 1103건 ▲상해보험 309건 ▲종신보험 224건 ▲자동차보험 209건 ▲기타 493건으로 집계됐다. 기타에는 연금보험과 화재보험, 보증보험, 여행자보험, 저축성보험 등이 포함된다.

이 중 실손보험에 대한 민원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82건이었던 실손보험 민원은 ▲2021년 93건 ▲2022년 301건 ▲2023년 364건 ▲2024년(1~10월) 263건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도 보험 피해구제 신청 증가 이유로 '실손보험금 부지급 분쟁 증가'를 배경으로 꼽았다. 최근 백내장 수술을 비롯해 도수치료, 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 등 고액 비급여치료 비용이 늘어나면서 보험금 지급에 대한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손보험에 대한 민원은 증가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실손보험금 부지급 관련한 분쟁 민원은 349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비급여 과잉진료 문제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보험사들은 상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라며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건들에 한해서는 의료자문을 통해 살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손보험 부지급 관련한 분쟁은 보험 계약 건수와 비례한다"라며 "비급여 과잉진료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금융당국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영보험에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액 비급여 항목의 비용 상한제 검토와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불필요한 진료를 억제하고 심사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피해 구제 절차 간소화를 통해 소비자가 쉽게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대상으로 보험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데이터 기반으로 분쟁 사례를 분석·파악해 예방적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