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면세산업 위기, 산업 활성화 위해 임대료 부담 완화해야”

2025-03-11

국내 면세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인천공항의 '여객 수 비례' 임대료 산정 방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면세 쇼핑 트렌드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싱가포르처럼 면세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잇다랐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민의힘 나경원, 송언석, 김은혜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관광산업의 위기 진단과 해법모색, K면세산업을 중심으로' 토론회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면세산업의 현실과 향후 방향 등을 논의했다.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인천국제공항 수익구조를 지적하며 변화된 영업 환경을 고려해 임대료 부담 완화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천공항 임대료는 '여객 수 비례' 방식이다. 즉, 여객수가 늘지만, 매출이 제자리인 현 상황에서는 손실만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홍 교수에 따르면 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지난해 5051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마지막 해인 2022년 831억원 대비 507.8% 증가했다.

그는 “해외 주요 국제공항들도 경쟁적으로 임대료 부담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인천공항도 매장별 맞춤형 지원, 탄력적 임대료 적용 등 실질적인 대안을 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방한 외국인이 늘었음에도 면세 매출이 줄어든 주요 요인으로 중국인 관광객·면세점 구매자 수 감소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은 “중국 단체 관광은 늘지 않고 개별 관광(FIT) 비중이 지난 2019년 82.5%에서 지난 2023년 97.9%까지 늘어나면서 면세점 객단가도 줄은 상황”이라며 “동시에 쇼핑 트렌드 마저 편의점·홍대 등 로드숍 중심으로 옮겨가는 등 쇼핑 행태가 변화한 만큼 단기간에 면세점 매출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항들은 현재 자국 면세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개별 사업자들과 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조율하고 있고, 지난 1월 홍콩 공항당국은 임대료 인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중국 정부도 최근 하이난 면세점의 매출 부진으로 면세 혜택을 한층 확대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다. 앞서 하이난 면세점은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21년 하이난 면세점 매출이 494억7000억위안(약8조78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대비 3.7배 증가한 바 있다.

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성도 제시됐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이강석 한서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는 “현 상황의 극복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공항경제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통한 사업시행자에 대한 조세·부담금 감면 등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임대료 부담 완화 등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성빈 인천국제공항공사 상업서비스처장은 “면세점의 현 상황을 어렵지만 공항 리뉴얼 기간 여객 동선까지 조정하며 면세점이 임시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하고, 과감하게 파사드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브랜딩 프로모션 등 공항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찰을 통해 현 임대료 시스템이 만들어졌는데 현재 조정이 된다면 후순위 사업자들에 대한 공평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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