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이 아기를 죽이는 나라"…울분 토한 하늘이 아버지[르포]

2025-02-11

“저출산 국가라면서요. 선생이 아기를 죽이는 나라에요.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에요?”

11일 오후 4시 30분께 설동호 대전광역시 교육감과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김하늘(8) 양 아버지는 애써 참아왔던 서러움이 폭발한 듯 이같이 쏘아붙였다.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추스리고 나서야 그는 “죄송한데 다들 우리 애기 모르시잖아요. 들어오셔서 기도 30초라도 해 주세요. 얼마나 예뻐요?”라고 울먹이며 이들을 빈소로 안내했다.

이날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는 세상이 떠나가라 통곡하는 유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유족들은 영정사진 속 해맑게 웃는 하늘이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연신 통곡을 이어갔다. 하늘이 어머니는 연신 눈물을 터뜨리며 조문객을 맞았고, 할머니는 오열하다가 이내 중심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다. 아버지는 품 속에 하늘이 동생을 안은 채 “ㅇㅇ이(하늘이 동생 이름) 씩씩하게 잘할 수 있지?”라며 사진 속 언니에게 너무 이른 마지막 인사를 시켰다.

하늘이의 친구들 등 빈소를 방문한 조문객들도 눈물을 연신 훔치며 비통함을 숨기지 못했다. 학교 선생님들은 복도에 늘어선 조화 옆에 줄지어 묵묵히 옆을 지켰다.

이날 언론 브리핑을 진행한 하늘이 아버지는 “생전 하늘이의 꿈이 장원영이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아이브가 나오면 본방사수를 해야 하는 아이”라며 생전 아이의 발랄했던 모습을 회상했다.

이어 “아침에 아빠가 일찍 출근을 하면 문을 닫는 그 순간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아이였다. 그 모습이 마지막일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하늘이 동생 생일은 하늘이 기일 하루 전인데 앞으로 동생 생일 파티를 어떻게 해줘야 하냐”며 눈물을 훔쳤다.

또 그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전날 오후 4시 50분쯤부터 휴대폰으로 주변 소리를 들었을 때 하늘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나이 든 여자가 달린 뒤 숨을 헥헥 거리는 듯한 소리, 서랍을 열고 닫는 듯한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며 “상식적으로 초등학교에서 흉기를 어떻게 구하느냐. 교실 열면 식칼이 있느냐. 서랍에 (칼을) 넣었다는 것은 100% 계획 범죄”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늘이가 아니었어도 누군가는 타깃이 됐을 것”이라며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 관계자분들은 ‘하늘이법’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빈소를 조문한 이주호 장관은 “가장 안전해야 하는 학교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고 너무 참담한 마음”이라며 “교육 가족을 대표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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