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배 말하는데 “중단하세요”…싸가지 없다? 이재명식 실용 ⑧

2025-05-21

6·3 대선주자 탐구

대선주자 탐구-이재명⑧

노동계·시민사회계 원로인 박석운 전 노동정책연구소장의 말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2020년 어느 날 경기도 확대간부회의에 앞서 진행된 전문가 특강. 주제는 당시 화두였던 중대재해처벌법이었다. 특강에 참석한 경기도 공무원들은 힐끔힐끔 이재명 경기지사(이하 경칭 생략)의 안색을 살폈다. 이 지사가 왼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들여다봤다.

소장님, 5분만 더 드리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박 소장이 말을 이어갔다. 그에게 5분이란 시간은 찰나였다. 평소 이재명의 성향을 알고 있는 경기도 간부들의 시선이 다시 이재명에게 쏠렸다. 다시 손목시계를 본 이재명이 자신의 앞에 놓인 마이크를 켰다.

소장님, 이만 줄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았다”고 말한 박 소장이 발언을 정리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또 다른 이야기가 꼬리를 물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10분이 지났을 무렵 이재명의 왼쪽 손목이 다시 얼굴 쪽으로 향했다. 시계를 응시하던 그가 결심한 듯 실무자에게 말했다.

중단시키세요.

실무자가 박 소장에게 다가갔고, 이내 머쓱해진 박 소장이 말을 멈췄다. 아무리 경기지사라지만 박 소장은 대선배였다.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재출마하며 낸 공약집엔 추천사도 썼던, 가까운 지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예외란 없었다. 회의장 분위기가 일순간 싸늘해졌다. 경기도 공무원들은 이재명과 박 소장을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이재명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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