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칼럼] AI가 불러오는 아프리카의 신(新)바람

2025-08-10

3년 전 늦가을 챗GPT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 인공지능(AI)은 약간의 오류가 있지만 거의 모든 주제의 텍스트를 단 몇 초 만에 생성할 수 있다. ‘금나와라 뚝딱’의 도깨비 방망이를 연상시킬 정도이다.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거라고들 했지만 그런 세상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이 기묘한 도구를 만든 건 미국의 OpenAI사. 그러나 이 도구를 가장 잘 이용하는 나라는 놀랍게도 아프리카의 케냐이다.

얼마 전 데이터 리포털(DataReportal)과 멜트워터(Meltwater)가 공동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1위 챗GPT 사용국은 케냐였다. 이 나라의 16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 중 42.1%가 챗GPT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기술 선진국을 능가하고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사용률 11%보다 크게 앞지른다. 케냐는 챗GPT 웹사이트 트래픽에서도 전체 방문자 수가 약 4.81%로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케냐의 이런 성과는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한다. 하나는 케냐의 중위 연령이 20세로, 전 세계에서 가장 기술에 정통한 젊은 세대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이들은 교육, 중소기업, 창의적 프로젝트를 위해 AI를 실험하고 있다. 둘째, 인구의 48% 이상이 모바일 인터넷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준도시 지역이나 농촌 지역에서도 챗GPT와 같은 AI 도구의 접근성을 매우 높인다.

이처럼 기술에 능숙한 젊은 세대와 활발한 디지털 생태계를 기반으로 케냐에서 생성 인공지능(GAI)의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이 현상은 아프리카가 더 이상 단순한 기술 소비지역이 아니라, 주요 기술 강국과 경쟁할 수 있는 첨단 디지털 솔루션 도입의 원동력임을 보여준다.

케냐 사람들은 챗GPT를 학교, 직장, 심지어 개인 일상에 까지 실용적인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용자들은 레딧(Reddit)과 같은 포럼에서 이메일 초안, 보고서, 학술 에세이 작성 등 일상적인 작업에 챗GPT를 활용하며, 이 도구가 시간을 절약하고 아이디어를 촉발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자주 언급한다. 기업가와 프리랜서는 제안서를 다듬고 콘텐츠를 브레인스토밍하는 데 챗GPT를 활용하며, 학생들은 시험 준비, 요약, 복습에 활용한다.

케냐가 아프리카에서 AI 혁명을 선도하는 가운데, 분석가들은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도구 활용이 디지털 기반 생산성 향상과 문제 해결을 향한 대륙 전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르완다와 가나는 이미 정부 정보를 전달하고, 공공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고, 정책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토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챗봇을 실험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챗GPT 기반 봇을 통해 공식 문서 취득 절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기 시간을 줄이며,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다.

교육 분야에서 아프리카 교실은 이미 챗GPT 통합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개인 맞춤형 도구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필요에 맞춘 교육을 받고, 실시간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얻고, 특히 교사가 부족한 농촌 지역에서 교육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AI는 분명 아프리카 대륙에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게 진정 기회가 될 것인가? 대륙이 이 혁명을 성공시키려면 자체 인공지능 개발에 투자하고 사이버 보안을 강화해 디지털 위협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아프리카가 AI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주체로 우뚝 설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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