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사운드’ 명성 지킨 지휘자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 별세

2025-09-09

세계적인 명성의 독일 지휘자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가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95세.

고인이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음악감독을 지낸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 따르면 도흐나니는 지난 6일 독일 뮌헨에서 별세했다.

헝가리계 독일인인 도흐나니는 1929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헝가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도흐나니 에르뇌(1877~1960)가 그의 할아버지다. 아버지 한스 폰 도흐나니는 법률가였다. 유명한 신학자 본 회퍼가 고인의 외삼촌이자 대부였다. 한스 폰 도흐나니는 1943년 히틀러 암살 시도에도 관여했던 레지스탕스였다. 한스 폰 도흐나니와 본 회퍼는 나치에 체포돼 1945년 봄 처형됐다. 이 때문에 도흐나니는 나치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 대해 평생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도흐나니는 애초 뮌헨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나 뮌헨국립음대로 옮겨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던 할아버지에게서 음악을 배웠다.

지휘자로서의 경력은 지휘자 게오르크 솔티가 있던 프랑크푸르트오페라의 부지휘자로 시작했다. 1957년 독일 뤼벡오페라의 최연소 음악감독으로 임명됐다.

도흐나니의 음악적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으로 재직했던 18년간(1984~2002년)이다.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는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 지휘자 조지 셸이 1946년부터 1970년까지 재임하며 칼날 같은 사운드와 집중력을 지닌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성장했으나 로린 마젤(1972~1980) 시기에는 다소 주춤했다. 도흐나니는 셸이 조탁한 정교하고 투명한 ‘클리블랜드 사운드’를 되살려 클리블랜드에 제2의 전성기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흐나니는 투명하면서도 응집력 높은 사운드와 과도한 감정을 지양하는 객관적인 해석을 추구했다. 독일 작곡가들의 음악에 강점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20세기 현대음악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도흐나니는 클리블랜드 시절 셸의 명성에 가려진 측면이 있었지만 그 자신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2001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조지 셸은 내게 커다란 빛이었다. 나도 오케스트라에 약간의 빛을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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