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하나 줬는데, 내 몸은 괜찮을까?” AI가 알려준다

2025-05-22

다른 사람에게 신장(콩팥)을 기증한 공여자의 남은 신장 기능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장혜련·전준석 신장내과 교수와 차원철 응급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신장 생체 기증 후 잔존 신장의 기능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최근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고 23일 밝혔다.

신장은 노폐물과 독소를 걸러주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신장 기능이 상실된 환자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혈액투석, 복막투석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가장 궁극적인 치료법은 신장 이식이다. 신장은 우리 몸에 두 개가 있어 살아있는 사람이 하나를 기증해도 남은 신장이 두 개의 역할을 대신 수행한다. 다만 의료현장에서는 생체 기증자의 건강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다. 생체 기증은 질병이 없는 공여자의 선의로 이뤄지는 만큼 기증 후 남은 신장이 제 기능을 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이번에 개발된 알고리즘은 공여자의 나이와 성별, 키, 체질량지수(BMI) 등 기본적인 정보를 포함해 사구체여과율과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등 기증 전에 시행되는 필수검사 결과를 입력하면 기증 후 남아있는 단일 신장의 사구체여과율을 예측해준다. 사구체여과율은 신장이 1분 동안 깨끗하게 걸러주는 혈액의 양을 의미하며 신장 기능의 척도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신장을 기증한 823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기증 전후 사구체여과율을 바탕으로 여러 AI 모델을 비교한 뒤 오차가 가장 낮은 모델을 채택했다. 별도 앱이나 장치 없이 검사 결과를 웹 기반 문항에 입력하면 기증 후의 사구체여과율을 곧바로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몸무게 65.4kg인 45세 여성이 오른쪽 신장을 기증한다고 가정하고 현재 사구체여과율 값인 84.87㎖/min/1.73㎡ 등을 입력하면 곧바로 기증 후 예측 사구체여과율이 52.9㎖/min/1.73㎡로 계산되어 출력된다.

삼성서울병원은 2013년부터 신장내과 전문의가 공여자의 기증 준비를 돕고 기증 후에도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증자 클리닉을 개설해 지원하고 있다. 병원 측은 진료 때 의료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이번에 개발된 알고리즘을 차세대 EMR(전산화의무기록) 시스템 ‘다윈’에 탑재할 계획이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2023년 살아있는 사람이 신장을 기증하는 생체 신장 기증 건수는 1257건이었다. 국내에서는 배우자로부터 신장을 이식받는 경우가 41.6%로 가장 많고, 부모나 자녀까지 합하면 95%가 가족 안에서 이뤄진다. 친인척이나 타인이 기증한 경우는 각각 0.27%에 불과하다.

장 교수는 "신장 기증은 그 자체로 특정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기대여명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음에도 여전히 기증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불필요한 걱정을 덜게 끊임없이 더 나은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최근 AI 모델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의료현장에도 더 깊숙이 들어오고 있는 추세”라며 “AI기술 연구를 통해 정밀 의료 시대를 향한 길을 열어 환자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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