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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엄상백을 잃었지만, KT는 그 공백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원조 에이스’ 소형준이 시즌 초반부터 출격하기 때문이다. 소형준은 지난해 9월 1년 4개월 만에 부상에서 복귀했다. 구원으로만 6차례 등판해 8.1이닝 동안 3실점만 하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바로 발탁이 됐다. 그런 소형준이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맡는다는 건 큰 전력 상승 요소다.
이강철 감독은 그러나 시즌 초반에는 소형준을 크게 무리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 시즌 복귀 후 선발로는 던지지 않았던 만큼 최소 한 달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형준이 확실하게 자리 잡을 때까지는 등판 간격을 최대한 넉넉하게 잡고, 그 비는 자리는 6선발로 메운다는 구상이다.
이 감독은 올해 신인 김동현을 6선발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 강건, 주권, 문용익 등 그동안 불펜에서 던졌던 투수들도 이따금 선발로 활용할 생각이다. 선발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번 시즌은 5월5일 어린이날 전후로 9연전까지 잡혔다. 어린이날 당일이 월요일이지만 휴식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선발 자원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시즌 초반 각 팀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
개막 첫 한 달을 6선발로 돌리면서 엔트리도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다. 6선발로 1군에 올라온 투수가 임무 완수 후 엔트리에서 빠지면 야수로 그 자리를 채워 백업 요원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2군에 있는 선수들도 1군에 한 번씩 올라와서 경기하는 게 훨씬 낫다. 초반 30경기 정도, (소)형준이가 자리 잡을 때까지 그렇게 기회를 주고, 이후 각자 자리는 자기가 찾는 것”이라고 했다. 6선발 체제의 1·2군 엔트리 활용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소형준이 복귀했고, 좌완 선발도 2명이나 가세했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새 외국인 투수로 합류했고, 오원석이 트레이드로 넘어왔다. 언더핸드 고영표에 우완 윌리엄 쿠에바스와 소형준, 좌완 헤이수스와 오원석까지 선발진 구색이 이상적으로 맞춰졌다.
6선발 자원들까지 찾아놓은 덕에 이 감독도 한결 여유 있게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 감독은 “작년에는 마운드 무너지니까 선발 찾기가 어려웠는데 그래도 올해는 대체자원들이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선발 구멍이 생기더라도 훨씬 더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다는 전망이다.
불펜은 지난해 신인 원상현에게 기대를 크게 걸고 있다. 오원석 트레이드 때 SSG로 넘어간 김민의 역할을 원상현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9회 박영현 등판 전까지 원상현과 강건으로 경기 후반을 막는 그림을 구상 중이다. 지난해 8월에야 허리 디스크 부상에서 복귀한 손동현도 올해는 시즌 출발부터 활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