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정치권력 이동에 따른 정보의 정치적 중립성 재정의
-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정치 이슈 및 논조 변천의 단면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올가을 미국 대선을 계기로 강력한 정치권력자로 떠오른 세계 최고의 억만장자 갑부중 한 사람이자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X’의 소유주인 일런 머스크(Elon Musk)가 크리스마스 전날인 12월 24일 자신의 X 계정(Elon Musk @elonmust)에서 ‚위키백과(Wikipedia)‘ 무료 온라인 백과사전에 기부금을 찬조하지 말라고 호소하는 포스팅을 게재해 화재다.
머스크는 이 포스팅에서 위키피디아를 ‚워키피디아(Wokepedia)‘로 칭하면서 위키백과의 편집지휘단이 워크 운동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쓰는 등 시야가 치우친 편향적 편집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차야 레이치크(Chaya Raichik)가 운영하는 반(反) LGBTQ 성향 정치적 우파 X 계정인 리브스오브틱톡(Libs of TikTok @libsoftiktok)이 포스팅한 2023~24년 1년 간 위키백과의 예산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위키백과는 총 예산금 미화 1억 7,700만 달러(우리 돈 약 3,000억 원) 가운데 약 3분의 1인 5,000만 달러(우리 돈 약 730억 원)를 인종 다양성(diversity), 평등(equity), 포용(inclusion) 관련 지식 구축 및 지원에 과도하게 사용했다며 위키백과의 편집진이 정치적 형평성을 되찾을 때까지 기부금을 보내지 말것을 독촉했다.
참고로, ‚워크(woke)’란 직역하면 ‚깨어있는’이라는 뜻이지만 영미권에서 인종,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상대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등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의식이 깨어있는 사상적 상태를 뜻하는데 오늘날 대체로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정치적 의견과 참여 관심이 높은 성향의 사람들을 일컫는다.
2001년 비영리 단체인 위키미디어 재단(Wikimedia Foundation)이 감독하는 이 공짜 인터넷 백과사전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대중 회원이라면 누구나 접근해 자발적으로 컨텐츠를 기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오픈소스 지식저장소다.
항상 여러 회원들의 손을 거쳐 업데이트되는 컨텐츠는 위키미디어 편집지휘단이 최종 점검한 후 온라인 상으로 출판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과거 편집 성향 및 내용 오류 등이 지적돼왔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무료로 백과사전적 일반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방문받는 사이트의 대명사가 됐다.
위키백과에 실린 정보는 정치적으로 치우쳐있나? 위키백과은 창립 초기부터 늘 정치적 좌우 양극단으로부터 내용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받아왔다.
가령, 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이 불거진 지난 2018년, 좌파 성향의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The Guardian)‘지는 위키백과의 콘텐츠가 친(親) 서구적 남성 편향적 세계관 위주이며, 위키미디어 편집진 중 여성 편집위원은 10~20%에 불과하고, 페니미즘과 여성사를 주제로 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비판한 기사를 낸 적 있다.
최근인 2024년 6월, 미국 대선은 앞두고 미국의 보수주의 성향의 싱크탱크인 맨해튼 인스티튜트(Manhattan Institute for Policy Research)는 위키백과가 좌익 성향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선호하는 매체라고 보고하는 통계 연구서(‚위키백과는 정치적으로 편향적인가(Is Wikipedia Politically Biased?)‘)를 발표했다.
이 연구문을 작성한 호주의 데이터 과학자인 데이비드 로자도(David Rozado) 박사는 위키백과에서 사용된 인물 묘사, 단어 선택 등 언어적 묘사에 담긴 긍정-부정/독자 감정 유발 성향을 분석한 결과, 위키미디어는 정치적 우익 성향의 인사들은 부정적으로, 정치적 좌익 성향의 인사들은 긍정적으로 묘사한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이 연구문은 위키백과의 콘텐츠가 이미 최신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 모델(GPT-4)의 훈련을 위해 데이터세트로 입력됐기 때문에 챗GPT가 답안 생성을 하는데 막강한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위키백과는 메타의 오픈소스 대형언어모델(LLM)인 LLaMA와 구글의 PaLM의 훈련에도 사용돼 추후 지속적으로 전 세계 AI 시스템에 위키백과가 끼칠 글로벌 규모의 정치적 영향력과 대중 여론 지배력이 우려된다고 이 연구는 결론내렸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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