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탑의 반성문 "사죄드립니다"

2025-01-16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 정중함을 보이고 격식을 갖출 때 입는 의상이다. 약 11년 만에 언론 인터뷰에 나선 탑은 수년 전 경찰서 앞 포토 라인에 섰을 때와 마찬가지로 참회룩으로 기자들과 마주했다. 인터뷰는 자유 형식으로 이뤄지지만, 탑은 자리에 앉기 전 '인사말'이라 쓰고 '사과문'에 가까운 말을 전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탑 최승현입니다. 11년 만에 인터뷰에 나서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언론에 나설) 적절한 시기가 언제일까'를 고민하고 신중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동안 송구스러웠던 점도 많았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탑은 2006년 5인조 그룹 빅뱅으로 데뷔해 가요계 정상을 차지하고 2016년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또 다른 10년은 암흑기였다. 대마초 흡연과 약물 남용, 군 부실 복무, 은퇴 선언으로 이어지며 대중의 사랑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그는 이 시간을 '추락과 몰락'이라는 단어로 압축했고, "모두가 날 싫어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드라마 공개 전후 진행되는 인터뷰는 홍보 성격이 짙다. 배우는 드라마를 알리고, 자신의 활약을 어필하는 데 집중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탑의 인터뷰는 성격이 달랐다. 11년 만의 개인 인터뷰기도 하지만 과거 뱉어버린 은퇴 발언을 거두고, 활동 의지를 밝히는 자리였다. 또한 대중과 언론이 자신을 향해 보이는 반감과 비호감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각종 논란과 오해를 해명해야 했다. 결국 이 시간은 '진심'과 '진정성'을 무기로 누군가의 마음을 사야 하는 목적 뚜렷한 자리가 됐다.

탑은 인터뷰 준비로 인해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둘러싼 해외 반응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SNS도 한동안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했다. 인터뷰를 장시간 준비한 티는 났다. 예상질문에는 준비한 답변을 차분히 전했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는 진심을 내세우며 상대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자신을 컴백을 적대적으로 본 대다수의 기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의 시간, 탑은 언론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을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일견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날 그의 태도와 말에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Q. '오징어 게임2'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와 오디션 과정을 알려달라.

A. 관계자를 통해서 오디션 참여 제안을 받았다. 오디션 영상을 찍어서 제작사에 1차로 보냈다. 감독님이 제 영상을 보셨고, 미팅을 하게 됐다. 두세 번 리딩을 했는데 마지막 과정에서 한 번 더 디테일하게 보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다시 오디션 영상을 찍어서 보냈고, 그렇게 출연이 결정됐다. 두 차례에 걸친 오디션은 '오징어 게임2' 속 한 장면을 연기한 것과 랜덤 대본 연기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Q. 캐스팅이 알려지고 난 후 이정재, 이병헌과의 과거 친분으로 인해 '인맥 캐스팅' 논란도 불거졌다.

A. 억울하다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크고 위대한 작품에 피해를 드리는 것 같아서 속상한 마음이 컸다. 괜히 저 때문에 오해를 받는 선배들에게도 몸들 바를 모를 정도로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하차도 고민했다. 그러나 황동혁 감독님이 저와 함께 타노스라는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데 들였던 시간, 제게 보내준 믿음에 보답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촬영 중 이병헌, 이정재와 이야기를 나눈 건 없나?고 묻자) 일부러 제게 그런 이야기를 안 하신 것 같다.

Q. 황동혁 감독이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생각하나. 혹시 발탁한 이유에 대해 따로 말해준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A. 따로 말씀을 주시진 않았다. 최근 감독님이 '오징어 게임2' 인터뷰를 하신 걸 보니 저의 광기에 꽂히셨다고 하셨더라. 횟수로 약 10년 동안 아무도 저에게 손을 내밀어 주거나 쳐다봐 준 적이 없었다. 감독님께서 처음으로 손을 내밀어주셨다. 믿음을 주신 거에 대해서 꼭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발하게 됐다.

Q. 캐스팅 때까지는 황동혁 감독이 이 정도의 후폭풍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캐스팅 공개 후는 물론 드라마 공개 후까지 부정 여론이 이어졌고, 기자들과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에도 황동혁 감독은 탑에 대한 끝없는 믿음을 보여줬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감독의 뚝심이 멋지다는 생각과 함께 '탑의 인간적 매력이 얼마나 세길래?'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의 어떤 점이 감독에게 신뢰를 줬다고 생각하나?

A. 감독님은 무뚝뚝하고 표현이 많지 않으신 분이다. 저에 대한 생각을 직접 말씀하신 적이 없다. 저를 캐스팅한 이유도 인터뷰를 보고서야 알았다. 첫 캐스팅 기사가 나와서 시끄러웠을 때는 나라는 사람 때문에 중요한 작품에 피해를 주는 거 같아 하차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무너졌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함께 긴 시간을 투자해서 준비한 캐릭터고 촬영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용기를 냈고 최선을 다했다.

Q. 약 8~9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섰는데, 두려움과 떨림이 공존했을 것 같다. '오징어 게임2' 첫 촬영 장면은 어떤 신(SCENE)이었나?

A. 첫 촬영 장면은 단체 숙소 신이었다. 그 공간에 456명이 모여 있다 보니 내가 이 게임 안에 들어와있다는 게 실감이 났고 정신이 확 차려지는 순간이었다. '지금 여기가 게임장이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Q. 타노스는 '오징어 게임2' 참가자 중에 가장 폭력적이면서 가장 코믹스러운 캐릭터다. 빌런으로서 매력적이라는 의견과 함께 캐릭터 설정과 연기가 오버스럽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이 인물을 어떻게 분석하고 디자인했나?

A. 일단 타노스는 대본에서부터 만화적으로 과장되게 표현된 캐릭터였다. 덜 떨어지고 한심한, 실패한 '힙합루저' 같은 인물이었다. 단순 무식하기도 하고 나사가 빠져있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대사도 직관적이었다. 그 캐릭터의 성향을 생각하며 인물을 디자인했다. 감독님께서는 제게 남다른 하이텐션을 원했다. 모든 사람이 게임을 앞두고 긴장하고 겁에 질려 있는 상황을 환기할 수 있는 광대 같은 캐릭터를 원하셨다. 정신 연령으로 치면 짱구 정도 되지 않을까. 대사를 랩으로 하는 설정도 그래서 나온 거다. 첫 게임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랩 하는 장면의 경우, 감독님이 써준 랩은 좀 길었다. 그것보다는 좀 더 바보같이 보이고 오그라들었으면 해서 글자 수를 좀 줄였다. 그게 오히려 루저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 거 같았다. 제가 이제 30대 후반이고, 실제 성격은 내성적인 편이라 하이텐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좀 부끄럽기도 했지만 감독님과 하나 하나 조울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Q. 일명 '뷰티 플라워' 랩(수많은 이들 속 찾았네, 바로 잡초들 사이 활짝 핀 내 뷰티 플라워, 빨주노초 I'm a legend 타노스, 푸르뎅뎅 녹색빛깔 내게 밝혀줘 그린라이트. I like you!)이 국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사는 직접 쓴 건가?

A. 그렇다. 일단 랩의 포인트는 힙합 루저답게 오그라드는 부분을 강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이 19세 이상 관람가지만 릴스나 쇼츠를 통해 어린 친구들에게 많이 노출되다 보니 이 장면이 밈 짤이 되어서 초등학생, 중학생도 따라했으면 했다. 하나하나 직관적인 문장으로 만들었다.

Q. 마약 복용 연기도 화제를 모았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나?

A. 사실 캐릭터를 보고, 고민을 많이 했다. 왜냐하면 저의 지난 과오와 부덕, 부끄러움에 맞닿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지 박제도 우려됐다.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이것도 운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타노스가 극 중 하는 마약은 굉장히 강한 마약이다. 해당 마약을 투약하는 인물들의 사례를 많이 찾아봤다. 극도의 불안함과 초조함 ADHD(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 같은 모습을 보인다더라. 타노스의 심리적인 상태를 과장된 연기로 표현하려고 했다. 대사를 랩으로 하는 설정도 그 과정에서 만든 거다. 그런 약물을 하는 사람들이 치아가 많이 손상된다더라. 그래서 미국 남부 힙합계의 '멈블 랩'(Mumble rap: 중얼거리는 래핑 또는 불분명한 보컬 전달)에 착안해 타노스의 말투나 행동을 만들었다. (극 중 복용하는 형형색색의 마약은 실제는 비타민인가?라고 묻자) 설탕이다. 맛은 어린 시절 먹는 아폴로와 비슷하다.

Q. 국내 팬보다는 해외 팬 반응이 뜨거운 거 같다. 특히 '둥글게 둥글게' 게임에서의 안무가 여러 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때 보여준 동작은 빅뱅의 히트곡 '뱅뱅뱅' 안무가 떠오른다는 반응도 있다. 본인 아이디어인지 궁금하다.

A. 남규(노재원)와 팔짱을 끼고 돌며 '링가링가' 하는 신의 경우, 감독님이 준 디렉션이었다. 혼자 춤을 추는 신에서 빅뱅의 '뱅뱅뱅' 안무가 생각난다는 반응은 나도 봤다. 촬영할 때는 그 점은 생각 못했다. 그저 미국 전통 카우보이 춤에서 가져온 동작이다. 잘 어울릴 거 같아서 제안했다.

Q. 액션신 촬영 중에 갈비뼈에 금이 갔다고 들었다. 당시 상황을 좀 알려달라.

A. 임시완 씨와 화장실에서 액션신을 찍다가 뒹구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시완 씨가 액션 연기 경험이 많아서인지 합이 굉장히 잘 맞았다.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한순간 긴장을 풀었다가 생긴 사고였다. 엎어치기 할 때 궁중에 붕 떴는데 화장실 바닥이 타일이다 보니 떨어지면서 갈비뼈에 금이 갔다. 현장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후 촬영을 끝까지 마무리했다.

Q. 황동혁 감독이 시즌2에서 특히 힘을 많이 준 게 MZ세대 캐릭터였다. 임시완, 노재원, 이다윗, 원지안 등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과 인상적인 면이 있었다면?

A. 타노스팀으로 나온 모든 배우가 성격이 좋고, 연기력도 개성이 넘친다. 옆에서 많이 보고 배웠다. 가장 크게 느낀 건 그들과 함께 있으면서 나도 어려지는 느낌이었단 거다.

Q. 5년 전 은퇴 발언을 하게 된 상황을 알려달라. 아까 10년 동안 아무도 당신을 찾아준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대중들은 탑이 은퇴한 줄 알았다.

A. 그 부분(은퇴 시사 발언)에 대해서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 저는 20대 때 빅뱅으로 활동하면서 찬란한 영광을 누리기도 하고, 과분한 사랑도 받았지만 너무나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로 인해 제가 겪어보지 못한 추락과 몰락을 겪었고, 그 시절 어둠의 끝까지 갔었다.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당시에 극단적인 선택도 했다. 눈을 떠보니 사랑하는 가족들과 팬들에게 너무 큰 상처와 배신감을 드렸단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무너져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엔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컴백을 기다리는 팬들과 함께하는 SNS 라이브에서 드러냈다. 어둠 속에 판단력이 흐렸던 시기였다. 경솔했다. 그런 말을 한 게 너무나도 후회스럽다. 평생 죄송한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10년 동안 아무도 나를 찾아준 사람이 없었다'는 말은 배우로서 저라는 사람을 믿어준 걸 말한 거다. 그만큼 감사한 분들이 없다는 게 아니라...저라는 사람이 과거의 과오도 있고 리스크가 많은 사람이라 저를 선택해 준 감사함에 대한 표현을 좀 극단적으로 한 거다.

Q. 여러 논란으로 인해 '오징어 게임2' 홍보 일정에서 배제됐었다. 오늘 인터뷰도 예정된 자리가 아니었는데 자의로 요청한 건가, 주변의 설득으로 인해 나오게 된 건가?

A. 제가 넷플릭스 관계자들에게 부탁을 드렸다. 그동안은 소통의 창구가 없었다. 경솔하게 SNS로 어떤 심경을 밝히고 싶진 않았다. 단추가 하나하나 잘못 껴지다 보면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가 또 오해를 낳을 수 있으니까. 일단 제가 만나 뵙고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동안은 제가 기자들을 함부로 만날 명분이 없었다. 지금은 '오겜2' 주요 배우들 인터뷰가 다 끝난 상황이고, 작품에도 방해가 되지 않을 타이밍 같아서 용기를 낸 거다.

Q. 오랜 공백기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건가? 오디션에 나선 마음가짐은 어떤 것이었나?

A. 오디션 전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기보다는 7~8년 전부터 사회생활을 단절한 채 집과 음악 작업실만 왔다 갔다 하면서 지냈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음악 작업을 한 건 아니다. 너무 심리적으로 힘들 때라 머릿 속에 생각이 많았다.어둠 속에 있을 때 음악을 만들고, 마이크 앞에 서면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음악을 만들고 모아온 것들이 꽤 된다. 제가 듣고 싶어서 만든 음악이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저라는 사람의 존재 목적을 깨달았고, 조금씩 어둠 속에서 빠져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Q. 앞으로는 연기보다는 음악 중심으로 활동하겠다는 것인가?

A. 사실, 딱히 정해진 게 많지 않아서 함부로 말씀드리긴 어렵다. 다만 만들어놓은 작업물들이 많아서 하나씩 공개할 것 같다.

Q. 빅뱅으로서 활동할 계획은 없나?

A. 일단 빅뱅으로 활동하면서 20대 때부터 과분했던 사랑을 받았다. 아직도 아름다웠던 소중한 추억이자 역사로 남아있다. 그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제가 너무 큰 실수를 저질렀다. 빅뱅이라는 이름에 큰 피해를 준 사람으로서 이미 오래전에 팀에서 떠나겠다는 뜻을 전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전했다. 혼자서 뭇매를 맞는 건 제가 감내해야 할 일이지만 저라는 사람으로 인해 빅뱅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염치가 없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으로 팀을 떠났다.

Q. 지난 연말에 3인조(지드래곤, 태양, 대성) 빅뱅의 시상식 무대가 큰 화제가 됐다. 혹시 봤나? 3인조도 멋졌지만, 탑의 빈자리도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팬들 사이에서 4인조 빅뱅 활동을 보고 싶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A. 그 공연은 물론 봤다. 너무나도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말씀드렸다시피 저라는 사람이 저지른 과오로 인해 그 친구들에게 피해를 줄수는 없다는 생각이 크다. 그 생각이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

Q. 멤버들과 연락은 하고 지내나? 앞으로 개인 음악 활동을 하게 되면 음악프로나 시상식에서 만날 일도 있을 텐데 마주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A. 연락은 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 (공적인 자리에서 마주치는 상황은) 물론 상상해 봤다. 축복해주고 싶다. 저는 그 친구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염치가 없어서 떠난 것이다. 지금도 미안한 마음 뿐이다.

Q. '모든 사람이 나를 싫어 한다'는 생각을 떨치고 컴백을 생각한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가?

A.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영광을 누렸기 때문에 실망도 크게 하신거라 생각한다. 음악을 만들면서 보낸 시간이 나의 정신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그 음악들을 팬들에게 돌려드리는 게 저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Q. 그 음악들은 올해 내에 들어볼 수 있나?

A.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정말 기자님들 만나 뵙고 사죄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나왔다.

Q. 가사는 좀 밝아졌나?

A. 어두워졌다. 왜냐하면 긴 시간을 어둠 속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자기혐오를 담은 곡들은 자극적이고 비관적이다. 어떤 곡은 사죄하는 마음을 담은 가사도 있다. 어둡다가 서서히 밝아졌다고 할까. 굉장히 복잡한 앨범이 될 것 같다. 그동안의 성찰을 많이 담았다. 그 과정에서 저의 음악 세계도 많이 변해가는 걸 느꼈다. 음악에 대한 집착이 더 생기면서 훨씬 더 음악을 사랑하게 된 거 같다.

Q. 디어문 프로젝트(민간인 달 궤도 여행)에 열의를 보였는데 무산돼 아쉬울 것 같다. 프로젝트가 재개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나?

A. 그렇다. 오래 전부터 준비했는데, 스타쉽 개발이 지연되면서 프로젝트가 보류됐다. 우주에 가는 꿈은 소년시절부터 가져온 거다. 그 꿈은 평생 잊지 않고 꿀 것이다.

Q. 지난 10년을 돌이켜봤을 때 과거의 나와 비교해 성장했다고 느낀 게 있다면.

A. 경솔했던 모습을 후회하지만, 앞으로 건실하게 사는 모습과 안정된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은 소망이 있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조금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다. 어릴 때는 저 자신을 감당하지 못한 것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Q. '오징어 게임2'도 시즌1만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시즌3에 못 나오는 것이 섭섭하지는 않은가?

A. 타노스는 나쁜 것에 의존하는 캐릭터라 그 타이밍에 죽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사진 = 더 씨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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