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에 사놓고 200억에 판다…재벌 2세의 옥수동 알박기? <上>

2024-10-13

‘알박기’란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의 일부 땅(사업에 꼭 필요한 땅)을 매입한 후 개발사업자에게 고가로 되파는 부동산 투기수법을 말합니다. 알박기는 사업을 지연시키고, 필요 이상으로 사업비를 증대시키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수법 중에서도 ‘악질’로 꼽힙니다.

그런데 요즘 서울 한복판의 한 재건축 사업장이 ‘알박기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유일한 차량 통행로(주 출입로)의 일부를 5억여원에 산 사람이 주민들에게 그 땅을 200억원대에 매입하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 ‘땅 주인’이 30대 그룹 창업자의 외아들이어서 더 논란이 큽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아파트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남 하이츠(28평~55평 535가구)입니다. 지은 지 40년(1982년 준공)이 넘은 단지로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데, 2020년 정비사업 사업시행인가(조건부)를 받은 후 아직 다음 진도를 못 나가고 있습니다.

40평 땅에 발목 잡힌 500여 가구 재건축

진도를 못 나간 여러 가지 요인 중 하나는 ‘입구 땅 문제’입니다. 입구 땅 문제란 이 아파트 주민들이 40여 년간 주 진입로로 쓰고 있는 도로 중 일부(약 40평)가 몇 년 전 ‘개인 땅’으로 변경됐는데, 재건축 사업 인허가 관청인 성동구청에서는 재건축 공사 시작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한 조치 계획을 제출할 것’을 사업시행인가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한 주민은 “당연히 단지 주민들의 공동 소유지라고 생각했던 주 출입로의 일부가 개인 땅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재건축 사업을 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그 땅을 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게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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