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린 ‘언 땅 축구’…후반 21분만에 양 팀 첫 유효슈팅

2025-03-03

꽃샘추위 탓 그라운드 꽁꽁

공 튀고 속도도 제멋대로

‘천적 관계’ 서울 vs 김천

제실력 발휘 못하고 0-0

봄날 대신 찾아온 꽃샘추위가 천적 관계마저 차갑게 얼렸다.

FC서울과 김천 상무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나란히 승점 4점을 쌓은 가운데 서울은 9위, 김천(이상 1승1무1패)은 다득점에서 2골 앞선 7위가 됐다.

이날 경기는 서울과 김천의 지독한 먹이사슬로 주목받았다. 서울은 2022년 3월 김천 원정에서 0-2로 패배한 뒤로 이날 경기 전까지 김천을 상대로 7경기에서 4승3무로 우위를 점했다.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경기장을 찾은 2만4889명의 팬은 치고받는 명승부를 기대했으나 환경이 돕지 않았다.

찬바람에 그라운드가 꽁꽁 얼어붙었다. 걱정했던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영상 4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예년보다 개막이 보름 가까이 앞당겨지면서 K리그 잔디 환경마저 엉망으로 바뀐 것이 경기력에 작용했다.

선수들은 갑자기 공이 튀어 오르거나 볼의 속도가 제멋대로 바뀌자 난처한 표정을 짓이 일쑤였다. 서울 주축 공격수인 제시 린가드는 잔디가 밀려나면서 발목이 꺾이는 일도 일어났다. 자연스레 양 팀 모두 과감한 패스보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힘을 쓰면서 첫 슈팅이 전반 36분에 나올 만큼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서울 측면 공격수인 손승범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방향만 바꿨는데 골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서울은 전반 막바지 린가드의 시저스킥까지 슈팅 2개에 만족해야 했다. 김천의 전반전 슈팅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박승욱의 중거리 슛이 수비벽에 가로막힌 게 유일했다. 양 팀의 유효 슈팅은 0개였다.

그나마 후반 들어선 경기에 활력이 깃들기도 했다. 홈팀 서울이 후반 시작과 함께 기성용과 루카스, 문선민을 잇달아 교체 투입하면서 공격의 고삐를 쥐었다. 서울은 후반 15분 문선민이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과감한 돌파에 이은 오른발슛으로 김천의 수비를 흔들었다.

서울은 후반 21분 최준이 문전 침투에 이은 슈팅으로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9분 뒤에는 이승모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아깝게 놓쳤다. 두 선수 모두 평소라면 골로 연결할 만한 상황을 놓치자 아쉬운 마음에 잔디를 걷어찼다. 결국, 양 팀 모두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승점 1점씩을 나눠 갖는데 만족해야 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질 수가 없는 경기였는데 ‘방점’을 찍어야 하는 골이 안 터졌다”면서 “잔디 문제가 개막전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개막이 빨라 경기장이 얼어있다. 선수들이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데 연맹에서 고민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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