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돌베개, 저자 표절에 사과···해당 도서 출고 중지

2024-10-20

출판사 돌베개가 저자 표절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문제가 된 도서의 출고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돌베개는 지난 18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7월 24일 출간한 돌베개의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에 대한 ‘표절’ 문제가 제기되어 사과문을 올린다”고 밝혔다.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는 윤여일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가 문예지·학술지·계간지·대중문화지 등 잡지를 중심으로 1990년대의 사회적 변동을 고찰한 책이다.

돌베개는 “현재 남은 재고는 출고를 중지시켜 더 이상 유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상태”라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재편집을 거쳐 출처 표기를 명확히 함으로써 흠결 없는 책으로 다시 내놓겠다”고 밝혔다.

앞서 오창은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해당 도서의 표절 문제를 제기했다. 오 교수는 지난 11일 문화사회연구소 ‘예사인 세미나팀’에서 세미나를 진행하던 중 해당 도서가 “심각하게 학문 윤리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해당 도서 19쪽에 실린 내용은 ‘한국학논집’ 59집(계명대학교 한국학연구소, 2015)에 실린 김영찬의 논문 ‘90년대는 없다-하나의 시론, 1990년대를 읽는 코드’의 특정 부분을 출처 표시 없이 표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또 해당 도서 11장 소제목은 ‘상허학보’ 54집(2018)에 실린 류진희의 논문 ‘청소년을 보호하라?, 1990년대 청소년 보호법을 둘러싼 문화지형과 그 효과들’을 표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돌베개는 사과문에서 표절 문제가 제기됐다는 사실을 한 필자를 통해 전해듣고 윤 교수에게 이를 알렸으며 윤 교수가 표절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교수가) 원저자인 김영찬, 류진희 두 선생님께 잘못을 저지른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리고, 개인적으로도 따로 메일을 드려 잘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돌베개는 또 ‘디자인학연구’ 34권 4호(2021)에 실린 박해천의 논문 ‘지펠과 디오스의 냉장고 디자인 연구: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와 ‘한국민족문화’ 77집(2020)에 실린 박해남의 논문 ‘1990년대의 국제화·세계화·대중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출처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윤 교수가 해당 저자들에게 사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18일 돌베개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해당 저자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표절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생각과 표현을 빚지고도 그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필자분들과 글들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저를 신뢰하여 세상에 책을 내주신 돌베개 출판사와 그 책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도 신뢰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정말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교수가) 신속하고 용기있는 사과로 잘못된 행위에 대한 자기성찰의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돌베개 출판사의 대응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의사결정과 조치였을텐데, 명쾌하게 대처했다”면서 “좋은 출판사의 품격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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