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를 여는 길, 북극항로와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

2025-06-13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산지역 및 해양관련 공약으로 '북극항로 개척'을 제시했다. 해양 업계는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가 열어준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유럽까지 직접 연결하는 허브항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크게 반겼다. 특히 북극항로는 현재 중동지역 등에서 생기는 문제로 대체항로로서 주목받고 있다.

북극은 지금 거대한 전환기에 놓여 있다. 러시아,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국가들이 지속가능 해운과 기후대응을 핵심가치로 정책연구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북극항로를 단순한 통과경로가 아닌 전략적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공감한다.

지금은 국토의 경계를 다시 성찰하고, 대한민국의 경제 공간을 대륙으로 확장할 실질적 전략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필자는 지난 30여 년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한반도에서 출발해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육로를 따라 탐험했고, 그 여정을 기록해왔다. 이 길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미래 산업을 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륙 연결 인프라다.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주관하는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 유엔 유럽 경제위원회(ECE)의 E30 유럽 도로, 시베리아를 지나는 러시아 연방 도로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는 부산에서 아일랜드 코크까지 이어지는 초국경적 육로망이다. 전 구간이 아스팔트로 포장돼 있어 오늘 당장 누구나 자가용으로 대륙을 횡단할 수 있는 실질적 인프라가 이미 존재한다.

특히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이어지는 육로와 북극해 항로(북동항로)는 기존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2만1000㎞ 해상 루트보다 약 7000㎞ 짧다. 이 노선은 물류비와 시간 면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제공하며, 부산과 울산을 세계 물류의 중심 항만으로 도약시킬 잠재력을 지닌다.

이 도로망은 단순한 수출입 경로를 넘어 물류·철도·관광·에너지·콘텐츠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국가 공간 전략의 중심축이며, 대한민국이 내수형 경제에서 대륙형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된다.

필자는 오는 2026년 '길은 평화다! 뉴욕에서 파리, 그리고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라는 주제로 제7차 유라시아 대륙횡단을 계획하고 있다. 뉴욕에서 출발해 태평양을 건너고, 시베리아를 횡단해 유럽에 도달한 후, 북극항로를 따라 베링해협을 건너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한반도 DMZ를 통과해 서울로 돌아오고자 하는 여정이다.

이 여정의 핵심은 끊긴 남북의 길을 연결하는 것이다. 단순한 상징을 넘어, 대한민국은 유라시아 경제 흐름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차량 통행, 철도 연결, 데이터와 에너지 네트워크까지 확장되는 '실질적 연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새 대통령께 제안드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400㎞가 아니라 서울에서 로테르담까지의 1만4000㎞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공간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이제는 '섬의 사고'에서 벗어나 대륙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길은 단지 공간을 연결하는 물리적 통로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으로 향하는 국가전략의 축이다.

새 대통령께서 이 새로운 시대의 길, 그리고 대륙으로 향하는 통로를 여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현국 탐험가(더 익스플로러스 클럽 정회원) okgiu@naver.com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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