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는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白凡)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에 나왔던 글귀다. 바로 ‘문화 강국론’이다.
이 글에는 해방 직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려는 목적이 있었으며, 문화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먼 미래를 내다본 혜안으로 평가받는 ‘문화 강국론’은 21세기 한반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024년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문화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세계에 드높였다.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은 물론 세계 문학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무대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 이어 문학으로까지 확대되면서 K컬처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던 주요 외신들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준 한국 국민들의 시위 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10대 후반, 20~30대 젊은 층이 주도한 이번 시위는 한국 민주주의 미래의 희망을 보여준다고 호평했다.
AP통신은 “젊은 시위대는 음악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K팝 응원봉을 들고 거리를 점령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정치 시위의 새로운 트렌드를 시작했다”면서 “국회의사당 앞 여의도 금융가가 빛의 바다로 변모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탄핵 촉구 집회에 모인 군중들은 최근 몇 년간 전형적인 정치 시위보다 젊어졌다. 10대 후반과 20대 한국인들은 K팝 콘서트에서 응원봉을 가져와 나이 든 한국인들과 함께 조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일어섰다”고 호평했다.
정치적 시위마저도 새로운 문화로 바꿔버리는 ‘문화 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준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