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을 받는 이호진(사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27일 불러 조사 중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순호)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그룹 임원들을 계열사에 근무하게 하고, 이들 계좌로 급여를 허위로 지급한 뒤 빼돌리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그룹이 소유한 태광컨트리클럽(CC)에 골프연습장 공사비 8억6000만원 상당을 대납하게 하고, 계열사 법인카드 8000만원가량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이 전 회장과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태광그룹 측은 이 의혹이 이 전 회장이 자리를 비운 시기 발생한 김 전 의장 등의 전횡이라는 입장이나, 경찰은 이들이 공범 관계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회장은 421억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9억3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2019년 징역 3년형을 확정받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횡령·배임 사건과는 별개로 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서 생산한 물품을 계열사에 고가로 떠넘겼다는 일명 ‘계열사 김치·와인 강매’ 의혹으로도 검찰에서 두 차례 수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용식)는 이 전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을 재수사한 끝에 지난 3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해당 의혹은 2014년 4월∼2016년 9월 이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 티시스가 생산한 김치를 19개 그룹 계열사가 고가에 사들이게 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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