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bnw인베스트먼트가 의료기기·소모품 제조사 ‘풍림파마텍’을 인수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nw인베는 풍림파마텍 지분 75%를 500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다음 달 체결하기로 했다. bnw인베는 1000억 원 규모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나머지 500억 원은 풍림파마텍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매입에 쓸 계획이다. 풍림파마텍은 CB 발행으로 신규 자금을 확보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한다. bnw인베가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bnw인베 측 총 지분율은 약 87%까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거래에서 인수금융은 활용하지 않는다.
풍림파마텍은 주사기와 주사침, 의료기기 액세서리, 체내삽입용 의료용품 등 제약사, 병원에서 쓰이는 의료용품을 제조하고 있다. 정밀 주사기 기술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접종용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공급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정밀 주사기·주사침 제조에는 플라스틱 사출 노하우는 물론 정밀 금형, 멸균 공정, 소재 개발 등 복합 기술이 필요하다. 고가 의약품일수록 환자에 정확한 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주사기의 정밀성이 확보돼야 한다.
현재 지분 전량을 조희민 풍림파마텍 대표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나눠 보유 중이다. 주요 주주는 △조희민 40.4% △유순선 13.25% △조대현 11.92% △조미희 18.54% △양순태 15.89% 등이다. 지분 매각과 CB 보통주 전환까지 고려하면 이들의 지분은 향후 13%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실적은 견조하다. 2020년까지 300억 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2021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로 2021년 매출액 853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매출액 932억 원, 영업이익은 54억 원을 달성했다. 2023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50% 늘었다.
bnw인베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장산업 투자에 강점을 갖고 있다. 주요 투자처로 에코프로비엠, 코미코, 성일하이텍, 동부LED 등이 있다. 올 들어 bnw인베는 반도체 검사 장비 부품을 제조하는 ‘케미텍’ 경영권 매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소재·부품·장비 투자 일변도에서 탈피해 투자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그 예로 인플루언서 플랫폼인 ‘레뷰코퍼레이션’ 투자 건을 꼽을 수 있다. 풍림파마텍 역시 사실상 첫 의료 분야 투자다. 반도체·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정밀 제조 공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와의 연관성이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