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디지털 기기’ 사용…오히려 치매 예방된다(새연구)

2025-04-22

50세 이상 41만 명 분석…디지털 기술 사용자, 인지 저하 위험 절반 수준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 ‘적극적·목적 지향적’ 사용이 핵심

디지털 기기 사용이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여전히 널리 퍼져 있지만 노년층의 경우, 다를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인지 저하를 늦추고, 뇌 건강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4월 국제 학술지 ‘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된 메타 분석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 41만 1,000명을 대상으로 한 136건의 연구를 종합한 결과, 디지털 기술을 일상적으로 활용한 이들은 인지 장애 발병 위험이 평균 58% 낮았다. 또한 시간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 속도 역시 26% 느려졌다.

예일의대 신경학 교수이자 신경퇴행성 질환 전문가인 아우심 아지지(Ausim Azizi) 박사는 “디지털 기술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주의력·기억력·문제 해결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을 동원하는 ‘두뇌 운동 도구’”라며 “적극적인 사용은 노화에 따른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

그렇다면 모든 디지털 사용이 두뇌 건강에 이로운 것일까? 전문가들은 “무작정 스크롤하는 수동적 사용”보다는 “목적 있는, 참여형 기술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탠퍼드대의 뇌과학자이자 디지털 헬스 기술 개발자인 월터 그린리프 박사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면 보통 여러 인지 영역이 동시에 작동하게 된다”며 “문자 입력, 앱 탐색, 온라인 정보 검색, 영상 통화 등은 복합적인 뇌 자극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예일의대 노인의학 교수 리처드 마로톨리(Richard Marottoli) 박사도 “디지털 기술은 단지 정보를 소비하는 도구를 넘어, 사교적 활동이나 학습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즐겁고 유용하며 참여감 있는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하면 전반적인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디지털 치매’는 실제 질환 아냐…과장된 우려 불필요

일부에서는 ‘디지털 치매’라는 용어로 기술 사용을 경계하지만, 신경과 전문의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아지지 박사는 “디지털 치매는 의학적으로 인정된 질환이 아니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오히려 디지털 기기를 꾸준히 사용하고 익히는 사람은 신체 기능이나 일상생활 능력도 더 오래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리프 박사 또한 “디지털 기술 사용자들의 인지 장애 발병률이 58% 낮다는 실증적 데이터가 이론적 우려보다 훨씬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다음과 같은 디지털 습관이 뇌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한다.

작게 시작하기: 처음부터 모든 기술을 마스터하려 하기보다는, 단일 기기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해 점차 익숙해지는 방식이 좋다.

관심사와 연계하기: 독서를 좋아한다면 전자책 앱, 가족과 연락을 자주 한다면 영상통화 앱부터 활용해 보자.

사회적 연결을 활용하기: 디지털 기술 관련 수업에 참여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통해 지적 자극을 높이고 외로움을 줄일 수 있다.

능동적 사용 우선: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다는 검색, 학습, 대화, 창작 등 능동적인 활동을 통해 두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두려움보다 호기심으로 접근: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데 거부감이 있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활용해보자.

그린리프 박사는 “기술은 두려움이 아닌 호기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디지털 참여가 목적 지향적일수록 인지적 혜택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기술은 더 이상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고령자에게는 두뇌 건강을 위한 도구로, 사회적 연결을 위한 창구로, 삶의 질을 높이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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