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2025-04-22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팀은 혈액 속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해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연구는 순천향대서울병원 한상원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편정민 교수, 황지윤 연구원, 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로, 523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뇌 손상으로 이어져 환자가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전됨에 따라 치매 환자 수는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은 PET 촬영이나 뇌척수액 검사 등의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절차가 필요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연구팀은 RNA 시퀀싱 기법을 사용해 65세 이전에 발병한 조기 알츠하이머 환자군과 65세 이후 발병한 후기 알츠하이머 환자군의 유전자 발현 차이를 발견했다. 특히 후기 발병군에서는 SMOX와 PLVAP라는 유전자의 발현이 크게 감소했으며,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혈액 검사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호 교수는 “유전자 발현 정보를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경로를 밝혀내고, 치료 타깃 발굴을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lzheimer’s & Dementia’ 2월호에 실리며, 국내 과학계에서 큰 성과로 인정받았다.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통해 더 건강한 노후를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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