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노화방지 냉동치료실’ 갖춘 ‘비밀 궁전’ 보유?···러 반부패재단 보고서

크름반도 소재···최첨단 의료 장비 갖춰

금도금 욕실 설비·인공 해변·전용 부두도

FBK “지나친 사치에 구역질 날 정도” 비판

러시아 반부패 활동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반도 흑해 연안에 초호화 비밀 궁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궁전은 노화 방지를 위한 냉동치료 시설, 금도금 욕실 설비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반부패재단(FBK)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흑해를 내려다보는 절벽 위에 있는 이 대규모 별장이 약 9000만파운드(약 1740억원)를 들여 대대적 수리를 거친 뒤 푸틴 대통령에게 제공됐다고 밝혔다.

FBK는 이 부동산이 개인 의료센터와 헬기 착륙장, 인공 해변과 전용 부두를 갖추고 있으며, 노화 방지를 위한 냉동 치료시설과 금도금 욕실 설비까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합병원급 수술실에는 독일과 핀란드산 최첨단 의료 장비가 설치돼 있다.

이 별장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지역에 있으며 애초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해 건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2014년 축출된 뒤 러시아로 망명했다.

FBK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장악 이후 이 별장의 소유권이 푸틴 대통령의 측근에게 이전됐고, 이후 푸틴 대통령이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FBK는 영하 110도에 달하는 냉동 치료시설에 주목하면서 “주거 공간에 이런 장치를 설치해 사용하는 인물은 푸틴 대통령뿐”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침실로 추정되는 공간의 면적은 약 241㎡에 달하며, 욕실에는 금도금된 자쿠지와 난간이 설치돼 있다고 FBK는 전했다.

알렉세이 나발니가 설립한 FBK는 보고서에서 “푸틴에게 왜 또 다른 궁전이 필요한가. 한 사람이 도대체 몇 개의 궁전을 가져야 하는가”라며 “지나친 사치에 구역질이 날 정도”라고 비판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2월 수감 중 사망했다.

크렘린궁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FBK는 2021년에도 러시아 흑해 연안에 위치한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 규모의 이른바 ‘푸틴 궁전’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 소유라는 주장을 부인했지만, 관련 영상이 공개된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러시아 정부는 같은 해 FBK를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으며, 핵심 관계자들은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지에서 망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