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돌파구 될까···‘외국인 공략’ 공들이는 유통업계

2025-09-02

유통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침체가 길어지면서 외국인을 공략해 내수 부진을 만회하려는 포석이다. 내수 침체에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CJ올리브영과 다이소, 무신사 등 이른바 ‘올다무’ 실적을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오는 4일 ‘Mr. 김빠삭 3종’(오리지널·사워크림·파프리카)을 출시한다고 2일 밝혔다. 김은 예전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꼽아온 필수 기념품으로, 김스낵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일반 김보다 20% 두꺼운 김을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으며 휴대하기 편하도록 20g 소용량으로 만들었다.

K뷰티 프로모션도 마련했다. 롯데마트 헬스앤뷰티 매장 롭스플러스에서는 오는 4∼17일 VT와 메디힐 등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K뷰티 브랜드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롯데면세점은 10월31일까지 세븐일레븐에서 위챗페이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할인 쿠폰 2종을 발급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외국인 고객을 위해 명동점 10층 안내데스크에서 ‘다국어 통역 데스크’를 새로 선보인다. 대화형 인공지능(AI) 엔진을 기반으로, 고객과 직원이 각자의 언어로 대화하면 실시간 통역이 제공된다. 총 38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최근 외국인 방문객 증가 요인이 많아지면서 유통업계는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이달 말부터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중국 국경절 연휴가 있는 다음달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크게 늘 것이란 기대다.

또한 3일부터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열리고, 다음달에는 경북 경주에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등 국제 행사도 잇따른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 7월에만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36만명에 달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 소비는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올해 2분기 매출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데,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외국인 고객들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오프라인 매장에 외국인이 몰리면서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해외카드 결제액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등 외국인 매출이 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에도 올다무 매출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데는 이들 매장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가 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현재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로선 외국인 잡기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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