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주담대 문턱…예담대·자동차 담보대출 수요 급증

2025-10-20

부동산 대책발 풍선 효과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대출 규제를 연이어 내놓자 예금담보·자동차담보대출 같은 ‘급전 대출’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10·15 대책 여파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진 탓에 이런 대출 풍선효과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20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예금담보대출(청약저축담보대출 포함) 잔액이 지난 16일 기준 6조14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8월 말 이후 한 달 반 만에 잔액이 1055억원이 급증했다. 이달 증가액은 384억원으로, 이미 지난달 전체 증가액(672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추석 연휴를 고려하면 6영업일 동안 하루 평균 약 60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예담대는 예치금을 담보로 보통 90~95%(예·적금 납입액 대비 한도)까지 받을 수 있다. 급한 돈이 필요한데 만기가 남아 기존 예·적금을 빼기 어려울 때 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급전 대출이다. 이런 예담대 잔액은 올 1월 말 5조8464억원에서 꾸준히 오름세다. 6·27 가계대출 규제와 9·7 주택 공급 대책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이 갑자기 막힌 주택 구매자나 예비 수요자가 예담대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예담대는 대출자가 제대로 갚지 못하면 바로 예·적금을 해지해 상환(상계)하는 방식이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계산할 때 반영하지 않는다. 다른 대출로 DSR 한도가 다 찼더라도 예담대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된 지난해 9월 한 달 만에 예담대 잔액이 1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은행 관계자는 “(예담대는) 은행으로서도 위험이 낮고, 수요자는 대출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선호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대출 수요도 비슷한 이유로 늘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앞서 6·27 대책 다음날부터 2개월 동안 저축은행이 받은 개인 자동차담보대출 신청은 24만8000건에 달했다. 일평균 5636건으로, 올 1~5월 평균 2230건 대비 약 2.5배에 이른다.

이 같은 대출 풍선효과는 한동안 지속할 전망이다.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은행권이 올해 가계대출 제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신규 대출 취급을 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신한·농협은행은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생산적·포용금융 전환을 요구하는 데다 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선 앞으로 대출 가산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