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따라하는 밀레이 “세계보건기구 탈퇴”

2025-02-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해 온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미국 정부에 뒤이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생중계 기자회견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헤라르도 웨르테인 외교부 장관에게 WHO 탈퇴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며 “이를 통해 보건정책의 유연한 시행과 자원 가용성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탈퇴 이유로 ‘팬데믹 기간 적절한 대응 실패’를 들었다. 아도르니 대변인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정부와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봉쇄 조처를 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 “국제기구가 우리 주권을 침해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WHO 역할을 부정해 온 밀레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결정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은 추임 전인 2020년에 출판한 저서 <판데노믹스>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격리 조치는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서술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WHO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내세운 사유와도 매우 유사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행정명령에서 WHO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타 전 세계 보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긴급히 요구된 개혁을 실행하지 못했으며, 회원국의 부적절한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를 따라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도 적극 검토중이라고 한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후 위기 부정론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 파리협정에서 탈퇴했다. 이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가입했지만, 지난달 2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다시 탈퇴했다.

극우 성향인 밀레이 대통령은 정치 스타일이나 거친 언변이 트럼프 대통령과 닮아 ‘아르헨티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밀레이 대통령과 마러라고 자택에서 회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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