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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눈이 오면 뛰어놀 생각에 무작정 좋았는데, 어른이 되니 출퇴근길이 걱정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상이 눈으로 뒤덮혀 새로운 세계에 온 것 같다”는 낭만적인 생각은 어른이 되면서 점점 사라지고, “눈으로 뒤덮힌 도로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교통 속보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게 현실이다.
‘뒤덮다’를 피동 표현으로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은 실수를 많이 한다. ‘뒤덮이다’와 ‘뒤덮히다’는 발음이 비슷하다 보니 어느 것이 바른 표현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뒤덮다’의 피동사는 ‘뒤덮히다’가 아닌 ‘뒤덮이다’이다. 따라서 ‘뒤덮히고, 뒤덮히면, 뒤덮힌, 뒤덮혀, 뒤덮혔다’ 등은 모두 ‘뒤덮이고, 뒤덮이면, 뒤덮인, 뒤덮여, 뒤덮였다’와 같이 고쳐야 바른 표현이 된다.
‘덮다’ 또한 마찬가지다. ‘덮다’의 피동사 역시 ‘덮히다’가 아닌 ‘덮이다’이므로, “베일에 덮여 있던 사건”에서와 같이 ‘덮이다’를 활용한 표현을 써야 바르다.
피동사(남의 행동을 입어서 행해지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와 사동사(문장의 주체가 자기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그 행동이나 동작을 하게 함을 나타내는 동사)를 만들 때 접사 ‘이’와 ‘히’ 중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무척 헷갈린다. 그런데 피동과 사동이 만들어지는 데 일정한 규칙이 없어 각각의 어휘에 따라 어떤 접사가 오는지 찾아보고 익히는 수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덮히다’ ‘뒤덮히다’가 아닌 ‘덮이다’ ‘뒤덮이다’를 활용한 낱말을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는 걸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