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할 50년:미래세대가 본 미래는] 미래세대 바램은 “안전한 한국적 타운”

2024-09-22

10대 청소년 설문조사

주류 영향 과하면 고유 색깔 퇴색

한국 전통과 문화 유산 유지돼야

안전과 청결은 시급한 해결 과제

지난 50년간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한 LA한인타운. 지금의 거리와 건물이 50년 후에도 그대로 남아있을지는 알 수 없다.

미래 LA한인타운의 중심세력으로 살아갈 현재의 한인 10대들은 어떤 변화를 바라고 있을까? 그들이 꿈꾸는 한인타운의 미래를 들어봤다.

비영리 청소년단체 LA화랑청소년재단 학생들과 중앙일보 학생 기자 56명에게 미래의 한인타운에 관해 물었다. 연령대는 적게는 11세부터 많게는 18세까지로 집계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10대 학생 대부분은 미래의 한인타운이 지금보다 더 한국적이고 안전한 곳이길 바란다고 대답했다.

제이슨 이(14)는 “한인, 한국적인 것들이 유지되어야 50년 후에도 한인타운을 말 그대로 ‘코리아’타운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드리 이(16)는 “반세기 후에도 한인타운이 지금처럼 한국 문화의 뿌리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며 “미국 주류 사회의 영향을 과하게 받는다면 오히려 한인타운 고유의 색이 흐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장소가 미래 세대의 한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적 유산을 전수할 수 있는 곳이자 한국의 뿌리를 가진 이들의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에밀리 이(15)는 “한국의 전통과 관습이 미국에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를 단결시키고 후세대 한인들이 한국 고유문화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한인사회를 이끌어갈 10대들이 한인 정체성을 유지한 안전한 한인타운을 기대하는 것은 현재 타운에서 가장 만족하거나 불만족한 점에 대한 통계 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종합적으로 한인타운의 다양성과 정체성을 모두 만족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한인 10대들은 한인타운의 다양한 식당과 음식 선택지를 현재 가장 만족하는 점으로 꼽았다. 전체의 약 32%가 이같이 답했다. 〈표 참조〉 한국 관련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한 응답자들도 25%였다. 이어 문화의 다양성과 포용성이 뛰어나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21.4%였다. 응답자의 22%는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을 긍정적으로 봤다.

특히 한인 10대들은 한인타운의 식당과 음식에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 학생은 음식은 해당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한인타운의 식문화는 미래에도 타인종들에게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한인타운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불안한 치안은 향후 가장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혔다. 상위 두 개의 응답이 모두 치안과 직결된 문제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6%가 한인타운에서 가장 불만족스러운 점으로 홈리스 문제를 꼽았다. 이어 불안한 공공안전이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들의 비율도 이와 비슷한 30.4%였다. 최근 급증한 홈리스 인구와 비즈니스 절도, 대낮 길거리 강도 문제들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10대들도 한인타운의 안전 문제를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어 쓰레기, 녹지 등 환경 문제가 16.1%, 커뮤니티 지원 활동, 문화 보존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답한 이들은 각각 7.1%였다.

더 세부적으로 물었을 땐 거리 안전과 청결도가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서미교(16)는 “미래의 한인타운은 더 깨끗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최근 한인타운에는 신축 아파트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한인 10대 학생들에게 현재 진행형인 타운의 변화에 대해서도 물었다. 특히 한인타운은 다수의 건물이 노후하여 건물 안전 및 타운 미관에 대해 일부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10대 한인 학생들은 앞으로 50년 뒤 한인타운의 건물 현대화 등의 변화에 대해선 다소 의견이 갈렸다. 한인타운 현대화로 외관이 새롭게 바뀌면 타운 경제와 안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과 한인타운을 옛 느낌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했다.

한인타운의 끊임없는 아파트 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주택 고급화)를 지적한 아일린 이(15)는 “한인 식당, 자영업, 마켓들은 진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진정한 장소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대형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한인타운이 점점 전통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운타운 등 인근 지역과 비교해 건물들이 낡고 위험하며 미관상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의견들이 이와 맞섰다. 옛날식 전통도 중요하지만 건물이 세련되고 깨끗해야 사람들이 모이고 한인타운이 부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박지우(14)는 “한인타운의 외관이 지금처럼 90년대 분위기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가족과 아이들이 함께 즐기며 다닐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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