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로만 승부나는 GK는 끝. 패스 못하면 성공 못한다

2024-11-04

손만으로, 수비로만 승부하는 골키퍼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패스가 나쁜 골키퍼는 성공하기 힘들게 됐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골키퍼의 롱 패스가 실용적인 수단에서 전술적인 도구로 어떻게 발전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길고 짧은 패스를 모두 잘하지 못하는 골키퍼는 현대 축구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디애슬레틱은 “직접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팀은 별로 없다”며 “후방에서 빌드업을 통해 경기를 시작하는 게 기본이 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롱 볼이 감소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2018~2019시즌부터 골키퍼 패스 중 롱볼(32m 이상 이동하는 공) 비율이 매년 감소해 6년 동안 69%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매체는 “짧은 패스를 더 많이 사용하면서 골키퍼들에게는 패싱력이 요구된다”며 “압박 상황에서도 공을 다룰 수 있는 기술력이 필수가 되면서 발밑 기술이 뛰어난 골키퍼들을 육성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골키퍼들의 기술적 능력 향상과 공격적인 압박의 증가로 인해 팀들은 롱 패스를 최대한 활용해 전방의 공간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빌드업을 위해서는 골키퍼의 짧고 정확한 패싱력이, 역습을 위해서는 정확한 롱킥능력이 모두 요구된다는 뜻이다.

맨체스터 시티 골키퍼 에데르손은 패싱력이 뛰어나다. 에데르손이 볼을 잡은 순간 상대 진영에 있는 원톱 공격수 에링 홀란에게 롱킥을 때린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상대 팀이 맨투맨으로 경기할 때, 자유롭게 남겨진 선수는 골키퍼”라며 “이 점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에데르손, 백업 골키퍼 스테판 오르테가가 제공하는 패스 수준은 우리가 반드시 활용해야 할 무기”라고 덧붙였다.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과 백업 골키퍼 켈레허는 측면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에게 롱볼을 자주 찬다. 골키퍼들이 단순히 공을 상대 진영으로 멀리 목적 없이 차는 게 아니라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 특정 루틴을 실행한 것이다.

아스널 골키퍼 다비드 라야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6% 패스를 롱 패스로 보냈다. 디애슬레틱은 “단순히 공을 전방으로 차는 게 아니다. 라야의 롱 패스는 오른쪽 터치라인 근처에 있는 카이 하베르츠를 목표로 하고, 다른 아스널 선수들이 그 지역에서 리바운드 볼을 차지하려고 대기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축구가 진화하면서 골키퍼의 롱 볼도 공간을 공격하고 필드에 정확하고 빠르게 진입하는 도구로 바뀐 것이다.

발기술이 좋은 골키퍼들이 공수에서 모두 팀 전략을 공격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마누엘 노이어 같은 골키퍼가 대표적이다. 수비에서는 수비수 역할까지 겸해 ‘스위퍼-키퍼’로 불린다. 패싱력이 좋은 골키퍼가 있으면 공격에서도 유리하다. 상대가 다가오면서 펼치는 공격적인 압박을 골키퍼가 정확한 패스로 꿰뚫으면 상대 진영에서는 수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전술적 변화에 따라 골키퍼들은 패스 능력과 전술적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다”며 “골키퍼의 패싱 훈련은 팀의 전체적인 전술 수행 능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