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기-윤성빈-이민석+감보아까지…오랜 숙원 푼 롯데, ‘강속구 투수 맛집’ 등극

2025-06-23

올시즌 상위권에 자리한 롯데가 강속구 투수들의 덕을 보고 있다.

지난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두 명의 투수가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선발 투수 박세웅이 3이닝 6실점으로 조기 강판 당하자 4회부터는 홍민기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홍민기는 3이닝 동안 1개의 안타만 허용했고 사사구 없이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 등판한 윤성빈이 1이닝 무사사구 1삼진으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마운드에서 분위기를 가져오자 타선도 터졌다. 7회말 1사 1·2루의 기회를 잡은 롯데는 빅터 레이예스의 우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전준우의 1타점 2루타, 김민성의 싹쓸이 3타점 2루타, 유강남의 1타점 2루타 등으로 대거 6득점했고 3-6으로 쫓아가던 롯데는 9-6으로 승리했다.

박세웅을 두들기던 삼성 타선을 강속구로 잠재우자, 타선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날 홍민기는 최고 154㎞의 직구를 뿌렸다. 44개의 투구수 중 26개가 직구였는데 직구 평균 구속이 150㎞였다.

윤성빈은 타선이 터진 덕분에 2018년 이후 7년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윤성빈의 최고 구속은 무려 158㎞였다. 16개의 공 중 2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직구를 던졌다. 평균 156㎞의 직구가 들어오니 삼성 타선이 공략할 수 없었다.

롯데로서는 오랜 숙원이었던 강속구 투수에 대한 염원을 푼 것 자체만으로도 소득이다. 롯데 마운드의 과제 중 좌완 기근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지만 강속구 투수의 부재도 해결해야할 고민 중 하나였다.

강속구 투수가 등장하곤 했지만 늘 제구가 문제가 됐고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롯데 마운드에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하다. 마운드 운용에 있어서 다양한 옵션이 생겼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홍민기는 데뷔 후 잦은 부상으로 좀처럼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다가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50㎞ 강속구를 뿌리며 기회를 받았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윤성빈은 롯데의 오랜 ‘아픈 손가락’이다. 1군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시즌에도 지난 5월20일 LG전에서 선발의 기회를 얻었다가 부담감을 내려놓지 못하고 1이닝 9실점으로 부진하기도 했다. 6월 중순부터 다시 부름을 받았고 중간 계투로 활용되면서 강속구가 다시 빛을 보고 있다.

이들에 앞서 2022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민석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자리를 잡아나갔다.

이민석도 최고 155㎞의 강속구를 던진다. 아직 기복은 있지만 6월 들어서는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 2.93으로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까지 강속구 투수다.

감보아는 영입을 할 때부터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유명했다. 선발 보직에 대한 목마름이 있던 감보아는 롯데와 계약하며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데뷔전이었던 5월27일 삼성전에서는 굴욕의 ‘폴더 인사’ 투구로 우려를 키웠지만 이후 4경기에서는 4승 무패 평균자책 1.40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감보아는 최고 157㎞의 빠른 공을 던지고 슬라이더 구속도 최고 147㎞에 달한다.

갑자기 강속구 투수들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김해 상동구장에 위치한 2군에서 보완점을 잘 잡아서 올라온 덕분이다. 홍민기는 “상동에서 피칭할 때 크로스 동작을 잡아주신 게 크다”라며 “심리적으로는 많은 분들이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이 크다”라고 했다. 윤성빈도 “퓨처스에서 코치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불펜 투구에 필요한 훈련들을 했다”라고 전했다.

올시즌은 구위 좋은 투수들을 많이 보유한 팀들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한화 역시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등 외국인 원투 펀치가 150㎞ 후반대의 공을 던진다. 이밖에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 등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하다.

롯데도 강속구 투수들을 다수 보유하면서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23일 현재 41승3무31패 승률 0.569로 3위를 기록 중이다. 1위 한화와는 2경기, 2위 LG와는 1경기 차이로 더 높은 순위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자리다. 더군다나 올해 활약하는 강속구 투수들이 모두 20대 투수들이다. 올시즌 성적 뿐만 아니라 향후 롯데 마운드의 미래까지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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