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스포츠 헤리티지' 강화…"애호가는 돈 쓴다"

2025-02-24

[미디어펜=이다빈 기자]LF와 코오롱FnC 등 국내 패션업체가 지난해 패션부문 부진을 타개하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스포츠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 테니스나 축구처럼 대중적인 인기에 마니아층까지 보유한 종목을 대상으로 집중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복과 코오롱스포츠 등은 주요 브랜드가 가진 스포츠 정체성을 강화해 성장세인 스포츠 웨어 시장을 적극 노린다.

◆소비침체·이상기온에 실적악화

국내 패션업체들은 지난해 고물가, 고환율에 따른 소비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이상기온으로 겨울 추위도 뒤늦게 찾아와 겨울 의류를 제값에 제때 판매할 수 있는 시기도 놓쳤다.

LF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3% 성장에 그친 1조957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금융 부문인 코람코자산신탁이 수익성을 견인하며 122.6% 증가한 1277억 원을 달성했지만 패션부문의 침체는 면하지 못했다. LF 패션부문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1조128억 원을 나타냈다. 패션부문의 매출 비중도 2023년 말 77.4%에서 지난해 3분기 71.0%까지 축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4.9% 감소한 1조211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3.7% 떨어진 164억 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까지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단가가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겨울 의류 판매가 부진해 4분기 영업이익이 60.5% 떨어지기도 했다.

성장 기반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패션업체들은 스포츠 웨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웰니스 라이프와 자기개발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적으로 늘면서 운동과 여가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유산소, 웨이트트레이닝 등 일상 운동에서부터 축구, 농구, 테니스 등 종목에 대한 동호인도 증가하며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패션 넘어 ‘스포츠 퍼포먼스’로

LF의 경우 스포츠 브랜드 '리복'을 통해 올해 농구와 크로스핏 종목을 주목해 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전개해 나간다. 지난해 브랜드 헤리티지를 재정비하며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데에 이어 올해는 패션·라이프스타일 영역을 넘어서 농구와 크로스핏 등 본격적인 스포츠 퍼포먼스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설명이다.

농구 퍼포먼스 시장에서는 과거 ‘샤킬 오닐’과 ‘알렌 아이버슨’의 시그니처 슈즈로 농구 코트에서 활약했던 리복의 농구 헤리티지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퍼포먼스 농구화 '엔진A’는 리복의 최신 미드솔 테크놀로지인 에너지리턴시스템(ERS™)을 적용해 충격 흡수와 반발력이 뛰어난 성능이 특징이다. 농구에 최적화된 ERS 퍼포먼스 의류와 NBA의 전설 샤킬 오닐의 ‘샤크 아카이브 티셔츠’도 함께 출시됐다.

엔진A 발매와 함께 농구 헤리티지를 강조하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 활동도 본격 강화한다. 글로벌 리복 본사는 미국 내 농구 프로, 대학, 고등학교 선수들 중 유망한 인재들을 선발해 ‘팀 RBK.B’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 팀에는 WNBA 선수 엔젤리스와 렉시 브라운, NBA 선수 마타스 부젤리스, 고교 유망주 네이트 아멘트 등이 포함됐다.

특히 농구는 리복이 오랜 기간 미국 시장에서 선도하며 쌓아온 대표적인 카테고리인 만큼, 이를 통해 브랜드의 스포츠 퍼포먼스 영역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국내 농구 팬들과의 소통을 긴밀하게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리복은 이를 통해 농구를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한국프로농구(KBL) 서울 삼성 썬더스와 2024년, 2025년 시즌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리복의 16년 만의 KBL 복귀로 삼성 썬더스 선수와 코치진에게 유니폼, 신발, 연습용품 등을 제공하게 된다.

◆국가대표 선전, 스포츠웨어 종목 다양화

코오롱인더스트리FnC가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양궁 마케팅에 박차를 가한다. 코오롱스포츠는 현재 '양궁모자(양궁햇)', '양궁화(아처삭스)' 제품을 내놓고 있다. 코오롱FnC는 양궁 퍼포먼스 라인업을 오는 5월까지 확대한다.

이우석 선수와 협업한 양궁 전용 그래픽을 적용한 티셔츠, 반다나 등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양궁화 아처삭스 2세대 모델도 개발에 돌입했다. 아저삭스 2세대는 오는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맞춰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오롱스포츠는 2016년 리우올림픽부터 양궁 국가대표 선수복 일체를 후원해왔으며 2024년 파리올림픽 당시에 세계 최초로 양궁화를 개발해 선보인 바 있다. 양궁화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탁월한 경기력으로 입소문 나면서 올림픽 경기 직후 판매량이 급증, 주요 사이즈는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궁에 대한 상품개발을 고도화하고 마케팅에 나선다. 지난달에는 양궁을 다루는 예는 프로그램 SBS ‘전설의 리그’에 특별히 제작한 선수복 일체를 선보였다. ‘Aim, Set, Shoot’의 그래픽을 담았으며 이는 코오롱엑스텐보이즈의 대표 컬러와 함께 이우석 선수와의 양궁 철학에 대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이우석 선수가 소속된 코오롱엑스텐보이즈 양궁팀과의 협업을 진행 중이다. 1세대 아처삭스 개발과 마찬가지로 국가대표 선수들과 필드테스트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패션업계 전반적으로는 소비가 부진하지만 각 스포츠 종목의 스포츠웨어 아이템에 대한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구매력이 높은 세대들도 다양한 종목을 아울러 운동 열풍에 합류하면서 성장할 여력이 큰 시장"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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