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SS 2025]세계는 의료AI 전쟁, 韓 규제개혁·데이터 표준화 절실

2025-03-06

세계가 의료 인공지능(AI) 패권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데이터 표준화, 규제개혁을 통해 대응이 절실하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의무기록(EMR) 보급율을 바탕으로 의료IT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AI전환(AX)에 뒤쳐질 경우 의료 서비스 경쟁력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의료IT 콘퍼런스 'HIMSS 2025'에서 전자신문 주최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정부, 병원, 기업 등은 AX로 대변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우리나라가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올해 HIMSS 2025 화두는 단연 'AI'다. 생성형AI 기술이 의료 솔루션에 본격 접목, 진료는 물론 행정 등 병원 업무환경 전체를 새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맞춰 글로벌 IT기업은 물론 전통 의료기기·솔루션 기업까지 AI로 무장해 의료IT 산업 지형까지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번 행사에서 대형 부스를 설치, AI 헬스케어 비서 '드래곤 코파일럿'을 공개했다.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생성형AI 기술 등을 활용해 환자-의료진 대화를 텍스트로 변환하고, 의뢰서 작성 등 업무처리도 자동화한다. 특히 데이터 표준화, 맞춤형 문서 작성 기능까지 제공하며 의료진 업무혁신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 전통 EMR 업체인 에픽과 의료기기 기업인 인튜이티브서지컬 역시 AI를 활용한 맞춤형 질병분석, 피부 조직 상태를 분석한 수술 어시스턴트 기능 등 디지털혁신 기능을 대거 선보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AI 기반 의료영상정보 판독 솔루션을 제외하면 의료AI 전 영역에서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의료 서비스 가격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AI 접목과 같은 디지털전환 지원은 커녕 강력한 개인정보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박중신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현재 AI 기술은 전자건강기록(EHR) 영역 등에선 즉시 사용 가능할 정도로 기술 성숙도가 높다”면서도 “하지만 다양한 정보 규제와 클라우드 도입 장벽 등으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AX를 위해선 데이터 표준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EMR 등 서로 다른 병원정보시스템을 사용하다 보니 병원마다 데이터가 다른 양식으로 모이고, 이는 대규모 빅데이터 활용을 어렵게 한다. 결국 글로벌 의료기관과 협업이나 솔루션 개발에도 장벽이 된다. 데이터 표준을 위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연구나 솔루션 개발에 활용하게끔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등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우리나라가 과거에는 의료IT 분야에서 앞서있다고 자신했지만 표준화 되지 않은 데이터와 규제 등으로 현재는 동남아나 남미보다도 뒤쳐질 우려가 나온다”면서 “데이터 표준화로 효용성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되 클라우드 등 혁신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유연한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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