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단, 세계화 목표로 이름 빼고 다 바꿀 각오…‘그린 리부트’ [D:로그인]

2025-03-30

기후위기 시대 급변하는 세계 환경 정책

국내 환경기관 역할 변화 고민할 필요

환경공단 ‘그린 리부트’ 통해 조직 재설계

목표는 세계 최고 환경전문기관 도약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환경공단(이사장 임상준, 이하 환경공단)은 일을 잘하는 기관이다. ‘뇌피셜’이 아니라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눈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55개 준정부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3년 연속 우수(A) 등급을 받은 기관이 바로 환경공단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대상 기관의 능력과 성과 등을 모두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문가들이 객관적 기준으로 공인한 결과라는 점에서 환경공단이 ‘우수’한 기관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환경공단은 관련법에 따라 환경오염방지와 환경개선, 자원순환 촉진,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관련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한국자원재생공사와 한국환경자원공사, 한국오염방지사업단, 환경관리공단 등을 통합해 2010년 문을 연 환경부 산하기관이다.

출범 이후 지금까지 대기와 수질, 폐기물, 토양, 소음 진동 등 환경 관련 사실상 전 부문에 걸쳐 업무를 맡아 왔다. 이 때문에 ‘환경 백화점’ 또는 ‘환경 다이소’라는 별명이 따라붙을 정도로 국가 환경정책 핵심 기관으로 성장해 왔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서 보듯 지금까지 제 역할을 잘 소화한 환경공단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조직의 혁신과 성장을 위해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변화라는 단어보다는 ‘개혁’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다.

변화 넘어 개혁까지…“세계 환경시장 변화 따라야”

환경공단이 개혁 작업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급변하는 환경이다. 환경은 자연 상태를 의미하는 ‘Environment’와 사회적 여건을 뜻하는 ‘Circumstances’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세계는 기후위기로 인해 탄소중립 속도를 높여가는 만큼 환경공단 또한 국내 기관으로서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급변하는 국제적 흐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다.

ESG(환경·사회·투명 경영)이나 녹색성장 차원에서도 이대로면 도태될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고려했다. 환경공단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와 같은 경쟁력 있는 사업들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을 꿈꾼다. 세계 녹색산업 시장이 1700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할 역량을 갖춘 한국의 환경정책과 기술을 이대로 묵혀둘 순 없는 노릇이다.

환경공단의 개혁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가 ‘그린 리부트(green reboot)’다. 직역하면 ‘환경 재시작’ 대충 이런 의미다. ‘다시 시작한다’는 뜻을 담을 만큼 그린 리부트는 환경공단에 중요한 사업이다.

조직의 수장인 임상준 이사장이 직접 TF(전담반) 팀장을 맡아 진두지휘하는 것만 봐도 그린 리부트가 갖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환경공단은 “기후위기, 탄소중립 시대 환경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 혁신과 업무재설계를 통한 근본적인 전환에 역할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역시 ‘근본적인’ 전환이다.

그린 리부트는 환경공단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미래 전략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4일 TF를 공식 출범시켰다. TF는 세계 최고 환경 전문기관 도약을 목표로 본격적인 실행 전략 마련을 시작했다.

TF, 3개 분과 구분해 이사장 직접 지휘

TF는 이사장과 경영기획이사, 분과장(담당 부서장) 체계로 구성한다. 이사장이 직접 사업을 총괄하고 경영기획이사는 분과별 논의를 조율한다. 더 많은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내부 전문가를 자문단으로 둔다.

분과는 ▲글로벌 전략 ▲특수목적법인(SPC) ▲조직 재설계 3개 분야에 집중한다.

글로벌 전략 분과는 환경정책 수출과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환경기구와 공조 등을 고민한다. 국내 환경정책 브랜드를 수출하고 환경공단 정체성에 맞는 그린 ODA 사업을 연구한다. 공공-민간 투자사업 로드맵 수립과 국제기구 인적 네트워크 강화, 국제회의 참여 및 동향 파악도 주요 임무다.

SPC 설립 분과는 수소차충전소 SPC 설립 등 신사업 모델 전환 역할을 맡았다. 청정수소 생산유통 SPC 설립과 새로운 사업방식·모델을 연구한다. 사업전략 도입 방안도 고민해야 할 과제다.

조직 재설계 분과는 앞선 두 분과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인사제도, 조직문화 개선 등을 추진한다. 환경변화 대응과 새로운 경영전략을 연계해 미래지향적 조직구조를 재설계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성과주의 확산, 일하는 문화 정착을 위한 인사·보수 제도를 손볼 예정이다.

그린 리부트 TF는 지난 24일 첫 회의를 시작했다.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단계별 계획을 세워 오는 2027년까지 작업을 마친다는 목표다. 2분기에는 과제 진단과 분석을, 3분기에는 목표와 이를 실천할 계획을 마련한다. 4분기부터는 실제 사업들을 추진해 본격적인 혁신 작업에 돌입한다.

환경공단은 “TF 운영은 분과장 책임 아래 자율적으로 논의하고, 분과별 논의 사항을 공유·피드백하는 전체 회의를 정례화할 것”이라며 “현행 시스템의 단순한 수정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와 재설계가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사안 등을 발제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상준 환경공단 이사장은 “그린 리부트 프로젝트는 간판만 바꾸는 식의 외형적 변화가 아니라 미래 환경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전자를 만드는 혁신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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