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장관 "가자 완전파괴"…인종청소급 재점령 공식화

2025-05-07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에 대한 재점령 계획을 밝힌 이스라엘 내각에서 인종청소를 방불케 하는 강경론까지 나왔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에서 극우 강경파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가자지구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에 대해서는 "하마스나 테러가 없는 남쪽의 인도주의 지역으로 보내질 것"이라며 "그곳에서 상당수가 제3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모트리히 장관의 이런 발언은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영토를 유지하는 구상이 포함된 '기드온의 전차' 작전 계획을 승인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 작전은 오는 12일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본격 실행될 예정이다.

영국 노팅엄대 국제법 교수인 빅터 카탄은 가디언에 "스모트리히 장관은 오랫동안 유사한 언동을 해 왔지만, 이번 발언은 정부 차원에서 병력 증강을 요구하고 있다는 맥락 속에서 심각하다"며 "민간인의 추방과 강제 이주는 로마규정(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다자조약)이 정한 인도에 반한 죄"라고 비판했다.

하마스 정치국 고위 간부인 바셈 나임도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에 이제는 관심이 없다"고 밝히면서 전운은 다시 고조되는 모양새다. 가자지구 민방위 당국은 이날도 이스라엘이 난민 보호시설로 사용되는 학교 건물을 폭격해 최소 2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자 주민들 사이에선 피로와 절망이 번지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출신 피난민 모아즈 카흘루트는 주민들이 잔해 속에서 원래 집의 위치를 찾으려면 GPS를 사용해야 할 지경이라며 "더 폭격할 게 뭐가 남았느냐"고 반문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초부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의 물품 반입을 차단하면서 난민들의 물자·영양 부족은 이미 심각한 상태다. 아이들에게 줄 음식을 얻기 위해 줄을 선 난민 엄마 사라 유니스는 AP에 "음식도 밀가루도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했다. 자선단체에서 일하는 난민 니달 아부 헬랄은 "미사일에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눈앞에서 어린이가 굶주려 죽는 게 두렵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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