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중장기 판매 목표에 러시아 시장 몫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러시아 시장 재진출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판매 목표를 419만대로 하향 조정한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북미(111만대), 유럽(77만대), 국내(58만대), 인도(40만대) 등 주요 시장에 대해서만 지역별 판매량이 공개됐는데, 여기에 러시아 시장 판매량 5만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시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지난해 기아의 중장기 목표에서 빠진 바 있다. 종전 논의가 시작되면서 이를 올해 다시 포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러시아 시장 재진출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1만루블(당시 14만원 상당)에 매각하면서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넣었다. 종전 이후 재진출 여지를 남긴 것인데, 최근 종전 논쟁이 활발해지면서 러시아 시장에 다시 재진출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진했던 러시아 시장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러시아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6.2% 감소한 78만대에 그쳤다. 그러나 2023년 131만7000대, 지난해 183만4000대로 늘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기아와 현대차는 2021년 러시아에서 35만400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위(23.3%)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철수한 이후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했다. 러시아 시장 내 중국계 브랜드 점유율은 2021년 8.1%에서 지난해 60.4%로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