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별세...한국 대중문화계 큰 별이 지다

2025-11-25

25일 새벽, 건강 되찾고 일어나길 고대하던 대중들 뒤로하고 영면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선생님, 부디 평안히 쉬십시오" 추모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1월 11일, KBS TV에서 방송된 2024년 KBS 연기대상 시상식. 실은 전년도 12월 31일 녹화된 것이 뒤늦게 방송된 것이고, 이 시상식에서 구순의 '대배우' 이순재 선생은 70년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그가 남긴 마지막 인사.

그때까지만 해도 염려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차마 그 인사가 '대배우' 이순재 선생이 이 세상 그의 시청자들에게, 관객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가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니,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절실히 기대했고, 또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의 시청자,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후 684일 만에 '대배우' 이순재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현역 최고령 배우, 가장 오랜 시간동안 연기한 배우, 한국의 현대사를 방송과 영화, 그리고 연극이라는 매체를 통해 관통했던 배우 이순재가 2025년 11월 25일 새벽 하늘의 별이 됐다.

이 날 이른 아침 고 이순재 선생의 부고가 전해지자 대한민국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물론 지난 해부터 그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고, 또 최근 절친인 박근형의 입을 통해 건강 상태가 더 악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그의 죽음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그가 어느 날 홀연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방송 카메라 앞이든, 영화의 현장이든, 또는 연극 무대에서든 예의 카랑카랑하고 당찬 목소리를 들려주기를 바랐다. 어떤 팬들은 그가 병마를 딛고 일어나 다음 작품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보기 위해 매일 인터넷 뉴스를 검색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고 이순재 선생은 끝내 자신을 사랑한 대중들에게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고 이순재 선생은 대한민국 방송 드라마의 역사였고, 현대 연극사의 산증인이었으며, 우리나라 배우들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스승이었고, 지표였다. 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 중 그의 연기를 보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연기 인생 70년의 엄청난 역정이 오늘 그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은 물론 80을 훌쩍 넘긴 나이에 그는 '꽃보다 할배'라는 예능으로 한국 여행 예능의 새 역사를 썼고, 진중한 정극 연기를 고집하는 이들은 꺼려하던 시트콤에 잇따라 출연하고, 또 빅히트를 치면서 '한국의 코스비'임을 자처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대중들은 더 이상 이순재의 그 치열하면서도 찬란한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고 이순재 선생의 별세를 맞으면서 그의 수많은 후배 배우들, 방송인들, 영화인들, 연극인들이 슬픔에 잠긴 것은 당연하고, 현재 튀르키예에서 정상 외교를 수행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도 깊은 슬픔의 마음을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별, 이순재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한평생 연기에 전념하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여오신 선생님은 연극과 영화, 방송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 위로와 용기를 선사해 주셨다며 "선생님의 연기에 대한 철학과 배우로서의 자세, 그리고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인품은 수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그러면서 "션생님께서 남기신 작품과 메시지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해질 것이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은 예술인이자 국민배우였던 선생님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며 "선생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합니다. 선생님, 부디 평안히 쉬십시오"라며 슬퍼했다.

고 이순재 선생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이며, 장지는 이천 에던낙원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