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파워1’ 최초 여성 IOC 위원장, 코번트리는 누구?

2025-03-21

올림픽 메달 7개 짐바브웨 ‘수영 영웅’

‘독재자’ 무가베로부터 보상금 받아 비판도

권위주의 현 정부서 스포츠 장관에 올라

고국서 익힌 정치적 기술, 위원장 오르는데 ‘유용’

“스무살 때부터 어려운 남자 상대해왔다”

트럼프 상대 자신감 표명

짐바브웨의 커스티 코번트리(41)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초의 여성 및 아프리카 출신 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코번트리의 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번트리는 짐바브웨의 ‘국민 영웅’으로 불린 수영 선수이자 짐바브웨의 장관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200m 배영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총 7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아프리카 선수 중 가장 많은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여성 수영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과 화려한 이력을 지녔지만, 자유를 억압하는 권위주의적인 짐바브웨 국가에서 장관직을 맡으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코번트리는 짐바브웨의 청소년스포츠 예술 레크리에이션부 장관을 맡고 있다.

2004년 아테네에서 3개의 메달을 목에 건 후, 독재자로 비난받은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은 코번트리를 “황금의 소녀”라고 부르며 국민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2008년 베이징에서 4개의 메달을 추가한 후 무가베로부터 보상으로 10만달러를 받았다. 당시 짐바브웨 국민들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코번트리가 보상금을 받은 것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무가베는 37년 동안 집권하다 2017년 군부 쿠테타로 축출됐다. 짐바브웨를 영국 식민주의에서 해방시키고, 소수 백인의 통치로부터 해방한 영웅으로 한때 칭송받았지만, 장기 집권 기간 부패와 집단학살, 백인에 대한 인종차별 등으로 ‘독재자’로 불렸다.

코번트리는 무가베가 쿠테타로 쫓겨난 이후 현 대통령인 에머슨 음낭가과 행정부에서 장관이 됐다. 음낭가과는 무가베 정권에서 부통령을 지냈기에, 인권 단체들은 그가 무가베의 억압적 정책을 계승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AP통신은 그가 젊고 정치적 경험이 거의 없었기에 놀라운 일이었지만, 코번트리가 백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코번트리는 2023년 같은 부서 장관으로 재임명됐다.

코번트리는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위원장 선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이런 비판에 대해 “내 나라와 관련해, 내부에서 변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IOC위원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장관직에서 사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또한 코번트리가 스포츠 담당 부처의 장관직 수행 능력에 대한 비판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짐바브웨는 2020년부터 아프리카 축구연맹에 의해 국가대표팀 경기를 개최하는 것이 금지돼 있는데, 안전 기준에 맞는 경기장이 없다는 이유였다. 코번트리는 장관으로 있으면서 이를 고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가디언은 코번트리가 고국에서 익힌 정치적 기술이 IOC에서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평했다. 2013년 IOC에 가입한 코번트리는 전임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후임자로 빠르게 부상했다.

이날 위원장 선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번트리는 “나는 20살부터 높은 지위에 있는 어려운 남자들을 상대해왔다. 의사소통이 핵심이라는 것을 배웠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이번 결과는 IOC가 진정으로 글로벌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조직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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