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GPU 몇초면 될 일 1주일…K반도체 전사들 ‘돌도끼 싸움’

2025-08-07

K반도체 연구

1. HBM 연구 랩, GPU는 구형 지포스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 성능을 끌어올리려면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핵심이에요. 그걸 도와주는 장치가 ‘디커플링 캐패시터’인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그 배치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다소 아쉬웠던 건 랩실에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개수가 제한적이라 종종 협업하는 다른 연구실의 GPU를 써야 했던 점이었어요.”

지난달 23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만난 김혜연(29) 연구원은 2022년 세계적인 권위의 반도체 설계 국제 학술대회 디자인콘(DesignCon)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은 신진 학자다. ‘HBM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가 이끄는 테라 랩(TERA Lab)에서 ▶3D 메모리 컴퓨팅 구조 ▶쿼드타워 구조의 HBM 등 차세대 HBM 설계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전 세계 AI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HBM 선행 연구를 하고 있지만, 연구 인프라는 글로벌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테라랩에 마련된 장비는 2020년 출시된 엔비디아의 구형 GPU ‘지포스 RTX 3090’ 8대가 전부. 최신 모델 ‘호퍼(Hopper)’나 기업용으로 많이 쓰이는 A100은 없었다. 데이터센터용 GPU 대신 게임용 PC에 들어가는 GPU를 쓰는데 이마저도 풍족하진 않다. 연구원 25명이 함께 쓰는 터라 사용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공용 달력에 미리 날짜를 적어 선점해둬야 한다. 이 연구실의 한 박사과정 연구원은 “A100 1장이면 몇 초 안에 끝날 일을 N3090 8대를 돌려 일주일이 걸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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