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끝내려는 트럼프 성실한 노력 환영”
트럼프 “회담 실패 확률 25%… 그때는 제재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동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푸틴은 이번 회담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반면 트럼프는 ‘러시아가 하기에 달려 있다’는 점을 들어 다소 시큰둥한 표정이다.
14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력적이고 성실한 노력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위기를 멈추고 모든 분쟁 당사자들의 이해 관계가 반영된 협정 타결에 도달하고자 애쓰고 있다”며 “이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걸쳐 장기간 이어질 평화의 조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믈궁은 15일 푸틴과 트럼프의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상회담 후에는 으레 공동 기자회견이 뒤따르는 것이 외교가의 관행이긴 하나 필수 또는 의무 사항은 아니다. 회담 도중 정상들 간에 커다란 입장 차이가 드러나 고성이 오가는 경우 공동 기자회견 없이 회담을 종료한 사례도 허다하다.
이 점을 의식한 듯 트럼프는 “회담이 성공적일 때만 공동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지 않을 가능성은 25%”라며 “(실패하는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담의 핵심 안건이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인데 정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담 테이블 앞에 앉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트럼프는 “미·러 회담이 성공한다면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포함한 두 번째 회의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푸틴 양자회담에 이어 곧바로 트럼프·푸틴·젤렌스키 3자회의가 열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럽에선 ‘트럼프가 괜히 푸틴에게 이용만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 대외정보국(MI6)을 이끈 알렉스 영거(Alex Younger) 전 국장은 BBC에 출연해 “트럼프만이 이 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나, 문제는 푸틴이 그(트럼프)를 갖고 놀려고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의 목적은 우크라이나 전체의 정복”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