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일부 선공개
정부, 재정안정론 vs 야당, 소득안정론 중시
일부 야당 국회의원 '재정안정론' 찬성 의견
미적립부채 공개 의견일치·국고투입 엇갈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회의원들이 소득보장보다 재정안정을 우선해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연금개혁청년행동(연금행동)은 지난 23일 '위기의 국민연금, 마지막 골든타임' 온라인 세미나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일부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금행동은 "지난 20일 국회의원을 상대로 연금개혁 정책질의서를 발송했다"며 "질의서는 현재도 계속 응답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마감 기간보다 일찍 대답한 의원들의 응답을 선공개한다"고 밝혔다.
연금행동은 국회의원에 총 4가지 질문을 했다. 부채를 줄여 자녀세대의 연금 수령을 보장하는 재정안정론 찬반 여부, 연금지급액을 늘리는 소득보장론 찬반 여부, 국민연금의 실질적 적자 규모인 미적립 부채 공개 동의 여부, 미적립부채 1800조원을 부담하는 세대 등에 관한 내용이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설문조사에 답변했다. 의원들은 모두 소득보장보다 재정안정론에 찬성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된 응답이다.
아울러 의원들은 모두 미적립부채를 국민에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반면 미적립부채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견이 엇갈렸다. 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국고를 투입해 미적립부채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손영광 연금행동 공동대표는 "일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자칫 당론과 반대되는 답을 하게 되면 곤란하다며 답변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야당 의원들은 최근 당론과 다름에도 재정안정론 찬성 입장을 보이면서 응답지를 여당보다 더 많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현재 연금구조는 부채를 더 쌓으면서 상환을 미루다 기금이 고갈되면 그 시점부터 보험료를 급증시켜 적자를 메우는 방식"이라며 "이는 자녀세대에게 빚을 갚으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금 고갈 이후 국민연금만으로 월급의 27~35% 내야 한다"며 "앞으로 오를 건강보험료까지 포함한다면 50% 가까이 내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현재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말도 안 되는 큰 빚을 지울 수는 없다"며 "미래세대를 생각한다면 앞으로는 부채는 나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점차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연금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종 연금행동 공동대표는 "미적립부채를 부채로 인식하든 안 하든 국민들이 올바른 개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이용하도록 충분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소득보장론의 '어떻게든 준다'는 말은 국고를 턴다는 것인데 이는 미래세대의 재정적 부담을 덜기는커녕 비양심적인 포퓰리즘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