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웅의 대선&여론
몇 시간 뒤면 알 텐데… 출구조사는 왜 하지?
방송 3사가 주관하는 출구조사 자문을 한다고 말하면 으레 따라오는 질문이다. 몇십 분 후면 개표를 시작하고, 개표 초기 추세만 봐도 선거 결과를 알 수 있는데 뭐하러 그렇게 엄청난 비용을 들여 출구조사를 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출구조사의 목적이 ‘선거 결과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라는 오해에서 나온 질문이다.
유권자의 선택, 예측 아닌 해석
출구조사의 목적은 유권자 선택을 설명하는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 교과서, 선진국이 수행하는 출구조사의 활용 방식을 봐도 출구조사의 목적에 ‘선거 결과 예측’은 없다. 누가 어떤 후보를 왜 선택했는지 해명하기 위한 조사다. 이를 통해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을 해석할 수 있는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2022년 대통령 선거만 해도 그렇다. 출구조사가 없었다면 윤석열 후보가 사전투표에서는 이재명 후보에게 뒤졌지만, 당일 투표에서 2030 남성과 60대 이상 남녀 유권자에 힘입어 승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2024 총선, 부정선거 아닌 이유

출구조사는 선거 결과를 ‘검증’하는 역할도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개표 결과와, 별도로 시행된 출구조사 결과가 일치하는지 비교해 보면 된다. 예컨대 2024년 총선 당시, 정당별 비례대표 득표율을 출구조사로 예측한 값과 실제 득표율은 놀라울 만큼 일치했다.〈표1〉항간의 일부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듯이 2024년 총선에서 모종의 부정선거가 이루어졌다면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