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3·고2 국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대도시와 읍면의 학업성취도 격차가 더 벌어지고 고2 국어 기초 미달 학생이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친(父親)’을 ‘아빠 친구’로 오해하고,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는 이런 문해력 비상사태는 사실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 중·고등학생의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도출된 문제이지만, 해법은 초등학생 때부터 찾아야 하며, 이미 이러한 사실을 익히 알고 대비하는 붐이 일고 있어 이를 발 빠르게 소개해 본다.
문해력 초비상 문제는 일찍이 예견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해법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전광진 교수(성균관대 명예교수)가 개발한 ‘한자어 속뜻학습법’이다.
먼저 인공지능(Gemini)의 평가를 들어보자. “전광진 교수의 ‘한자어 속뜻학습법'은 단순히 한자를 외우는 것을 넘어, 우리말의 근간을 이루는 한자어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여 어휘력, 이해력, 사고력, 나아가 창의력까지 향상시키는 종합적인 문해력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표음 문자인 한글의 한계를 보완하고, 한국어 학습의 본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기여합니다.”
초등학생들이 속뜻학습법의 해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속뜻풀이 초등국어사전’이다. 이 사전의 탁월한 교육 효과는 이미 공교육 현장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은 “속뜻사전이야말로 학습자에게 사고와 창의력을 키우게 하는 노벨상 프로젝트”라고 교육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으며, ‘엄마들의 입소문'으로 교보문고 사전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며 베스트 앤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1년에는 대한민국 교육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교육부와 EBS가 공동 주관하는 전국교사 연구회에 선정된 ‘속뜻 품은 교사 연구회’는 속뜻학습법을 학생들의 전 과목 학습에 응용하여 학생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 주어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 연구회 소속 교사(명성자, 울산초등학교 4학년 담임)는 학급 전체가 1인 1 속뜻사전을 마련하여 수업 시간에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의 문해력을 쑥쑥 올리고 있다.
전광진 교수의 속뜻학습법이 아직은 생소한 분들이 있겠지만, 인공지능(AI, Gemini)은 확실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알고 있다. “한자어에 쓰인 개별 한자의 속뜻(morphological motivation)을 파악하여 단어 전체의 의미를 유추하고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이를테면 ‘타원(楕圓)’이라는 단어에서 기존 사전은 수학적 정의(평면 위에 있는 두 정점으로부터의 거리의 합이 항상 일정한 점을 이루는 자취)만 제시하지만, 속뜻사전은 ‘길쭉한[楕] 동그라미[圓]'와 같이 각 한자의 의미를 통해 단어의 본질적인 뜻, 즉 속뜻을 설명합니다. 이는 옥편을 찾지 않아도 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학습은 정확한 이해와 사고력 증진이라는 효과를 누리게 합니다. 단어의 속뜻을 정확히 알면, 의미를 어림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어 사고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을 넘어 글의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진정한 문해력으로 이어집니다.”
국가적인 고민거리로 대두된 ‘문해력 초비상’ 문제가 속뜻학습과 속뜻사전으로 해결될 수 있는 희망을 안게 되어 이를 소개하는 기자의 무겁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가까운데 해법을 두고 먼 길을 돌아가고 있는 분들에게 새로운 꿈을 안겨 주기 바란다. 끝으로 문해력은 결국 어휘력 문제라며 전교수의 말을 한마디 더 덧붙여 본다. “우리 인간은 아는 단어의 수만큼 생각하고, 그만큼 성공합니다.” AI시대에 꼭 필요한 역량인 사고할 수 있는 능력도 이로써 증진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