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메트리스 임대→여행 플랫폼→'만능 앱' ABNB ② 주가 진단

2025-09-11

장기 체류 비중 급상승

인도 포함 사업 영역 확대

규제 압박·마진 축소 위험

이 기사는 9월 11일 오후 2시53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여행 플랫폼 업체 에어비앤비(ABNB)는 샌프란시스코의 아파트에서 에어 매트리스를 임대하자는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 전세계 20억명 이상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미 거대한 외형을 구축했지만 강세론자들은 업체가 여전히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에어비앤비의 지속적인 성장을 장담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먼저, 장기 체류로 전환이다. 에어비앤비의 가장 저평가된 경쟁 우위 중 하나는 장기 여행자들의 보금자리라는 사실이다.

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플랫폼을 이용한 28박 이상 체류자가 전체 예약 숙박일의 18%를 차지했다. 전체 여행 5건 중 1건 꼴인 셈이다. 장기 체류 숙박이 더 이상 틈새 시장이 아니라는 논리가 성립한다.

이 같은 트렌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맞물려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이른바 원격 혹은 하이브리드 근무가 삶의 유연성을 높였고, 여행과 직장 업무를 결합할 수 있는 인구가 수 백만에 이른다.

일주일 휴가 대신 한 달 장기 예약이 늘어나는 이유다. 에어비앤비는 유연한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는 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업체로 꼽힌다.

두 번째 성장 엔진은 해외 비즈니스의 확장이다. 에어비앤비의 주요 활동 무대는 북미와 유럽 지역이지만 아시아-태평양과 라틴 아메리카, 인도 등 지구촌 곳곳으로 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들 지역은 중산층 여행 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어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전망이다.

비즈니스 영역의 확대는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 가장 최근 자료에 따르면 개척 중인 시장의 예약 숙박일이 기존 핵심 시장에 비해 약 두 배 빠르게 늘어났다. 에어비앤비는 202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360억달러의 GDP(국내총생산) 창출에 기여했다.

업체는 특히 인도에 대해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 여행자들의 연간 여행 지출이 2029년 29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비즈니스 영역의 확장에는 문화적인 차이부터 지역 경쟁 업체들과의 마찰 등 잠재 리스크가 따르지만 최근 데이터는 현실적인 성장 기회를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의견이다.

지역적인 확장 뿐 아니라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업체는 반경을 넓히고 있다. 숙박 시설의 단기 임대를 넘어 장기 체류를 지원하는 한편 지역 투어와 요리 수업, 다양한 활동 등 '경험'에 비즈니스의 무게를 두는 움직임이다.

기존의 핵심 사업인 숙박에 비해 아직 매출 기여도가 제한적이지만 커다란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브라이언 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궁극적으로 숙박 뿐 아니라 AI를 이용해 전체 일정을 기획하고 비용을 최적화하는 여행 컨시어지로 자리매김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존의 핵심 플랫폼 위에 새로운 사업들을 쌓는 한편 여행 비즈니스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무게를 둔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강세론과 함께 현실적인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월가가 이구동성 지목하는 리스크는 규제 압박이다. 업체들 사이에 경쟁 심화보다 규제 확대가 가져올 타격이 더 크다는 얘기다.

미국 뿐 아니라 주요국 전반에 걸쳐 주택 부족과 구매력 문제가 악화되면서 단기 임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법원이 에어비앤비에 6만5000개 이상의 숙소의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는데 이는 에어비앤비 창사 이후 가장 공격적인 단속으로 꼽힌다.

프랑스에서는 법원이 에어비앤비에 800만유로 이상의 관광세 보상금을 지불하도록 요구했다.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수 있어 경영진들과 투자자들은 긴장하는 표정이다.

미국의 경우 뉴올리언스를 포함한 일부 도시가 여행 플랫폼 업계에 숙소를 검증하도록 요구하는 보다 엄격한 법률을 통과시켰고,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요 관광 허브에서 숙박 시설의 공급이 감소되면 업체의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규정 준수 비용과 법적 분쟁이 이어지면 수익성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서비스 확장으로 인한 이익률 압박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숙박 예약 플랫폼을 넘어 여행 동반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타당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지만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투자는 이익률에 흠집을 낼 수 있다.

에어비앤비의 기존 핵심 숙박 사업은 자산 경량화와 확장 가능성, 높은 수익성을 특징으로 하지만 경험에 중점을 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지역 호스트에 대한 심사를 포함해 비용이 상승하는 동시에 마진이 얇아진다. 이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마지막으로, 밸류에이션 문제다. 에어비앤비의 주가가 5년 전 기업공개(IPO) 당시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선행 주가수익률(PER)이 30배 내외로, 저평가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강세론자들은 20230년까지 전세계 여행 산업의 시장 기회가 1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일정 부분 주가 프리미엄이 타당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주요국으로 확산되는 규제 압박과 업체들 간의 경쟁 고조,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 재편에 따른 비용까지 굵직한 걸림돌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어비앤비의 성장이 둔화되는 동시에 비용이 상승할 경우 밸류에이션 압박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다만, 업체가 지속적인 이익 성장을 보이는 데다 11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에 대응할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5년 2분기 업체의 주당순이익(EPS)은 1.0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9% 급증했고, 월가의 예상치인 0.94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 늘어난 31억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30억3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에어비앤비에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 165달러를 유지했다. 최근 종가 대비 34% 가량 상승 가능성을 제시한 수치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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