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선호 기자] 김원재 롯데그룹 유통군HQ 재무지원본부장 전무는 롯데쇼핑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에 따른 투자에 대해 성장성을 우선적으로 판단해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전했다. 매년 1조원 가량의 투자를 집행하는 가운데 올해는 재무안정성을 고려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쇼핑이 24일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FETV의 e그로서리‧타임빌라스 사업 추진에 따른 자금 지출에 대해 김 전무는 “이전부터 1조원 안팎의 자금을 사업에 투자해왔고 현재는 그룹 차원의 재무안정성 계획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사안을 판단해 단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성장성”이라며 “가장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곳에 우선적으로 투자해 사업경쟁력을 제고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e그로서리‧타임빌라스 이외에도 해외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하반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고 마켓 리더십 강화, 그로서리 사업 가속화, e커머스 사업 최적화, 자회사 턴어라운드 달성 등 핵심 추진전략을 내놨다. 특히 동남아 사업 구심점 역할을 맡기기 위해 싱가포르에 iHQ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2030년까지 e그로서리 물류센터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원, 쇼핑몰 타임빌라스에 7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번 주총에서도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도 “오카도 첨단 IT 기술을 접목시켜 온라인 물류 체계를 혁신하고 국내 e그로서리 시장의 탑플레이어로 거듭나겠다”며 “오카도 솔루션 기반의 첫 번째 물류센터는 2026년 1분기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핵심점포의 전략적 리뉴얼을 진행하고 ‘타임빌라스’를 통해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신규 미래형 복합쇼핑몰 개발에 주력하겠다”며 “저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한 실적 개선으로 수익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e그로서리‧타임빌라스 사업을 위한 투자금을 마련해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른 투자 집행 등의 재무 전략을 수립하는 임원이 김 전무다. 다만 그는 무리하게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년 1조원 가량의 투자를 집행해왔지만 그룹 차원의 재무안정성 요구가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전무가 올해 투자 규모를 명확히 제시하기보다는 사안마다 그 중요도를 판단해 유동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침체 지속 등으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지만 수익성 중심 경영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대비 상승하는 등 체질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