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잠식 해소 위해 무상 감자 단행
'스페셜포스 리마스터'로 재도약 노려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7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드래곤플라이가 무상 감자 완료 후 주식 거래를 재개하고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선다. 내년 하반기 '스페셜포스 리마스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FPS 명가의 재기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29일부터 드래곤플라이의 주권 매매 거래 정지를 해제한다. 이는 드래곤플라이가 최근 완료한 감자 주권 변경 상장에 따른 것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19일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 감자를 단행했다. 이번 감자로 발행 주식 수는 6938만 8973주에서 1387만 7794주로 80% 감소했으며, 자본금은 347억원에서 69억원으로 줄었다.
무상 감자는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드래곤플라이는 주력 게임인 '스페셜포스'의 경쟁력 약화로 실적 부진을 이어왔다. 지난 2004년 출시된 스페셜포스는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며 FPS 장르를 선도했으나, 이후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등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로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이에 드래곤플라이는 장르 다각화를 통해 지난해 MMORPG '콜 오브 카오스: 어셈블', 방치형 RPG '아도르: 수호의 여신', 액션 RPG '어비스 메이트' 등의 신작 게임을 출시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2021년 38억원이었던 영업 손실은 지난해 133억원까지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48억원의 영업 손실과 8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위주의 신작 출시로 인해 앱 마켓 수수료와 외부 IP 사용료 등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최근 드래곤플라이는 국제 게임 전시회 'G-STAR 2024'에서 '스페셜포스 리마스터'를 선보이는 등 PC 게임과 자체 개발작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스페셜포스 리마스터'는 원작 개발자이자 창립자인 박철승 상무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게임으로, 원작 스페셜포스의 장점이었던 빠른 게임성은 유지하면서 최신 언리얼 엔진을 적용해 그래픽을 대폭 개선한 게 특징이다. 유저들이 자유롭게 팀을 결성하고 상시 진행되는 온라인 리그에 참여해 승점을 쌓고 시즌별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는 '글로벌 e-스포츠 시스템'도 개발, SNS 연계 및 개인 방송을 위한 편의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드래곤플라이는 내년 하반기 스페셜포스 리마스터의 베타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실적 개선을 위해 '어비스 메이트'의 대만 출시와 펀크루재팬과 공동 개발 중인 '다운다운타운'의 한국·일본 출시에도 나설 계획이다. 펀크루재팬은 일본의 유명 게임 개발자 오카모토 요시키가 이끄는 '데라게'가 투자한 회사로, 오카모토 요시키는 '스트리트 파이터 2', '바이오하자드', '몬스터 헌터' 등 대표적인 게임을 제작한 바 있다.
한편, 박철승 상무는 '스페셜포스 리마스터'와 관련해 "스페셜포스가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서비스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독보적인 총기 반동, 이동 방식, 맵 밸런스와 함께 팀워크, 전술 플레이가 중요한 e-스포츠 FPS 게임으로서 전 세계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현실적인 그래픽 및 현대전에서 쓰이는 실제 최신 무기와 장비를 구현하는 것과 함께 e-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하는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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