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원 메리츠' 통했다···단일 상장사 구축 1.6년 만에 시총 20조원 돌파

2024-10-21

메리츠금융지주가 통합 지주사로 상장한 지 1년 6개월여 만에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 덕분에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의 지분가치가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 상승 중이다. 메리츠금융은 견조한 실적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주주환원을 실시하고 있어 최대 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입는 수혜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오전 10시 43분 기준 메리츠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0.85% 오른 10만69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장 초반 경신한 52주 신고가에 무사히 안착한 모양새다. 이는 2023년 4월 메리츠금융지주로 그룹이 단일 상장사를 구축한 이후 최고점이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20조4070억원으로 KB금융(38조원)·신한지주(29조원)에 이어 금융주 중 세 번째 순위에 든다. 메리츠금융 주가가 지난해 말 대비 81.05% 급등하면서 조정호 회장 지분가치 역시 지난해 말 5조7800억원에서 이날 10조46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견조한 실적이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 상승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2022년 11월 메리츠금융그룹은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주식교환 및 완전자회사 편입 결정을 발표하고 지주만 상장사로 남는 체제를 굳혔다. '원 메리츠'로 불리는 지배구조 개편 당시 최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의 지분율이 75.81%에서 48.06%로 하락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단행해 '통 큰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게다가 기업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제시해 화제를 모았다.

지분율 축소에도 여전히 과반에 달하기 때문에 메리츠금융이 주주환원을 강화할수록 조 회장은 유리해진다. 메리츠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조정호 회장-지주-화재·증권·대체투자 등 계열사'로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배당 흐름을 만들었다. 지주사 지분만 가지면 메리츠금융 전체 계열사의 배당을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소액주주에게 긍정적인 대목인 차등배당 등은 정관에 기재되지 않았다. 배당액이 확대될수록 조 회장의 배당이익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조 회장이 메리츠금융에 받은 배당액은 2306억원이다. 작년 국내 주요 그룹 총수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2018~2022년 5년간 메리츠금융에서 조 회장이 받은 배당금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

게다가 주주환원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이 이어지면서 조 회장의 지분율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6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신탁을 진행했고, 올해는 밸류업 공시를 통해 총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알렸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지분율은 지난 3월 말 50.21%, 6월 말 51.25%로 늘었다. 메리츠금융이 자사주 매입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기에 조 회장은 추가 주식 매입 없이 지분율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금융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사주 매입·소각 수익률은 15.1%로 회사 요구수익률(10%)을 상회한다"며 "자사주 매입 중심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주가는 호실적과 더불어 주주환원에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은 2조396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254억원) 대비 12.78% 늘어날 전망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자본 배분 메커니즘의 핵심은 자본을 배분했을 때 리턴이 가장 효율적인 곳 위주로 자본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내부 투자수익률과 주가수익비율(PER)의 역수를 비교해 내부 투자 및 주주환원 여부를 결정하는 등 모든 의사결정을 주가와 수익성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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