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국민은행장, '3연임' 가능성 높지만... "아킬레스건은 인니 자회사"

2024-10-21

이 행장, 실적 관리·디지털 뱅킹 강화 등 성과 이끌어... 3연임 가능성 높아

다만, '인니 자회사' KB뱅크는 손실·내부통제 이슈 계속... 정치권·금융당국 곱지 않은 보내

KB뱅크 '책임론' 불거질 경우 이 행장 입지 축소 불가피하다는 관측 나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해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3연임' 가능성에 금융권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 행장이 실적 관리와 디지털 뱅킹 강화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연임이 유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뱅크(옛 KB부코핀은행)는 이 행장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적자와 내부통제 이슈 등이 이어지고 있어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이 행장의 입지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는 지난달 말 회의를 열고 이 행장을 포함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끝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이 행장은 지난 2022년 1월 취임 후 2년 임기를 마친 뒤 한 차례 연임돼 현재 1년의 추가 임기를 보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3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행장이 취임 후 실적 관리와 디지털 뱅킹 강화 측면 등에서 국민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국민은행은 이 행장 체제에서 매년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이 행장 취임 전인 2021년 2조5908억원 수준이었으나 2022년 2조9960억원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3조261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이익 3조원 시대를 이 행장의 진두지휘 하에 맞은 셈이다.

올 상반기 순이익의 경우 1조5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들며 주춤했다. 그러나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고객 보상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은행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H지수 ELS 최대 판매사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ELS 손실과 관련해 올 1분기에만 860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실적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증가한 1조116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아울러 이 행장의 리더십은 국민은행의 디지털 뱅킹 강화 측면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 행장은 2021년 11월 행장으로 선임된 직후 "KB스타뱅킹 앱을 보완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행장의 목표는 현실이 됐다. 이 행장 선임 당시 KB스타뱅킹의 MAU는 900만명에 그쳤으나 약 6개월 후 1000만명을 넘어섰고 올 상반기 1200만명대도 돌파했다. 시장조사 플랫폼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KB스타뱅킹은 지난 8월 기준 국내 금융 앱 확보고객 순위 3위에 올랐다. 시중은행 앱 중에서 5위권 내에 자리한 것은 KB스타뱅킹이 유일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행장의 3연임 도전에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뱅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적자와 내부통제 이슈 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정치권과 금융당국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까지 받는 상황인 터라 KB뱅크가 이 행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적지만은 않다는 관측이다.

KB뱅크는 지난 2018년 국민은행에 인수된 이래 꾸준히 적자를 쌓고 있다. 연도별 순손실 규모는 2018년 88억원, 2019년 59억원, 2020년 434억원, 2021년 2725억원, 2022년 8021억원, 지난해 2612억원 등이다. 이 행장으로서는 본인의 첫 임기가 시작된 2022년 이후에도 KB뱅크의 실적에 별다른 긍정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이 뼈아픈 부분이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KB뱅크는 올 상반기에도 15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약 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KB뱅크를 지원했음에도 효과는 미미했다. 이 행장이 KB뱅크에 '통 큰' 투자를 단행했지만 아직까지는 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KB뱅크에 대한 국민은행의 내부통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뱅크가 2020년 이후 4년6개월동안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 건수는 모두 28건에 달한다. KB뱅크는 올해 들어서도 벌써 네 차례나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 큰 문제는 KB뱅크가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따가운 눈길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KB뱅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KB뱅크 투자에 대한 특별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KB뱅크를)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즉, 특별검사 추진과 같은 금감원의 행보 등에 따라 KB뱅크가 임기 막판 이 행장의 3연임 도전을 가로막을 대형 악재로 충분히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도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견고한 성과를 이끌어낸 이 행장이 연임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다"면서도 "KB뱅크가 이슈가 된다면 이 행장도 책임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허인 전 국민은행장이 지난해 KB금융 회장 선출 과정에서 탈락한 이유도 KB뱅크의 실적 등과 관련된 책임론 때문이라는 말이 있었다"며 "이 행장에게도 KB뱅크는 확실히 불안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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