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의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은 지난 5일 대전 삼성전, 3-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실점 없이 팀 승리를 지켰다. 김서현은 르왼 디아즈를 상대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은 뒤 포수 이재원과 총 모양의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승리 세리머니’를 했다. 포수와 승리를 자축하는 별도의 세리머니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뒤인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만난 김서현은 “이재원 선배님이 한번 만들어보라고 하셔서 일주일 동안 고민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총처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의미도 있고, 한화라는 팀이 폭죽을 많이 쓰니까 폭죽을 쏜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프로 3년 차 김서현은 6일까지 20경기에서 세이브 11개를 기록해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라있다. 평균자책도 0.48로 압도적이다. 팀이 공동 1위까지 급반등할 수 있던 원동력 중 하나다. 김서현은 “늘 팀 승리에 많이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진짜 팀에 도움이 되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젠 팬들도 승리의 마침표를 찍어줄 김서현의 등판을 기다린다. 최근에는 김서현이 대전 구장 불펜에서 나와 마운드까지 뛰어가는 뒷모습을 촬영한 중계방송사의 영상이 큰 화제를 모았다. 김서현은 “그렇게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미소지었다.
큰 관심을 받으며 마무리 투수로 성장 중인 김서현은 최근 승부욕을 더 자극하는 타자를 만났다. 2024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KIA)이다. 김서현은 앞서 4일 광주 KIA전, 3-1로 앞선 9회말 1사에서 김도영에게 트랙맨 기준 시속 160.5㎞ 빠른 공을 던졌으나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김서현은 “도영이 형은 원래 잘 치는 형이니까 직구를 던지면 맞을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번 승부해보고 싶었다”며 “직구는 정타를 많이 안 맞는 편인데 도영이 형에게 딱 맞으니까 계속 상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풀타임 시즌이 처음인 김서현은 현재 개인 기록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흔들림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는 “체력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까 틈날 때마다 잠도 자고 체력 보충을 하고 있다”며 “코치님이 잘 관리해주시고, 챙겨주셔서 앞으로도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