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악이 끝난 선수? 왼쪽의 지배자로 다시 돌아온 이지호 “영플레이어상 도전하겠다”

2025-05-07

팬들의 갈채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나는 선수의 걸음에는 힘이 실렸다. 답답했던 침묵을 끊어낸 자신감이었다.

강원FC의 새내기 골잡이 이지호(23)는 지난 6일 기자와 만나 “언젠가 골과 도움은 터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텼다. 내 방식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 누구보다 화려하게 데뷔했던 그는 인고의 시간도 길었다. 이지호는 올해 대구FC와 K리그1 개막전에서 첫 도움을 올리더니 포항 스틸러스와 2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뜨려 주목받았다. 올해 첫 이달의 영플레이어상도 그의 몫이었지만 거짓말처럼 침묵에 빠지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지호는 “‘이미 파악이 끝난 선수’라는 의견도 있었다. SNS에서 종종 보는 이런 이야기를 자극제로 더 나아갈 힘을 얻었다”고 활짝 웃었다.

외부의 혹평에 자신을 바꾸는 것보다 강점을 더욱 살리는 쪽으로 노력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자신의 롤 모델인 마커스 래시퍼드(애스턴 빌라)처럼 왼쪽 측면의 해결사로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지호의 등번호 39번은 래시퍼드의 데뷔 시즌 백 넘버이기도 하다.

이지호는 등번호의 담긴 의지대로 이날 제주 SK와 12라운드에서 왼쪽 측면을 우직하게 파고 들면서 골과 도움을 하나씩 기록해 3-0 대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지호의 활약상만 래시퍼드를 닮았을 뿐 마음가짐은 정반대다. 자신의 활약상을 믿고 기회를 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지호는 “정경호 (강원) 감독님이 절 얼마나 신뢰하는지 잘 안다. 믿고 기회를 주시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28초 만에 기록한) 도움은 (조)진혁형이 잘 받아줬기에 가능했고, (후반 32분) 득점도 (이)기혁형이 기가 막힌 패스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지호가 자신을 낮출 수록 그를 둘러싼 평가는 다시 치솟고 있다. 신인으로 3골 2도움을 기록한 그는 다시 한 번 만23세 이하로 데뷔 3년차 이내의 선수에게 수상 자격이 주어지는 올해 영플레이어상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게 됐다.

유력한 라이벌인 제주의 ‘소년가장’ 김준하(20·3골)의 눈앞에서 맹활약해 임팩트가 더욱 컸다. 이지호 개인에게는 목표였던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의 절반을 채웠기에 남은 절반을 채우고 영플레이어상까지 수상한다면 최고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이지호는 “(영플레이어상은) 시즌을 끝나고 받는 평가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만 23세 선수가 노릴 수 있는 특권이자 인생에 한 번 뿐인 기회”라면서 “그래도 상을 쫓는 것보다 상이 나를 쫓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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