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영화 소품' 탱크까지 동원했다…'전쟁 3년차' 러시아 결국 이렇게

2024-12-22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유 장갑차 대부분을 잃자 영화 촬영 소품용 구소련 시대 탱크까지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영화사 모스필름 대표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1950년대 제작된 탱크 등 군용차량 50여 대를 군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 차량들은 제작사에서 영화 소품으로 사용하던 것으로 1960년대 소련 국방부가 영화 촬영용으로 기증한 것이다.

50여년 전 전쟁터에서 회수된 장갑차까지 동원하는 것은 러시아군이 겪고 있는 심각한 장갑차 부족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러시아는 2년10개월간의 전쟁에서 탱크 3600여 대를 포함해 군용차량 1만1000여 대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쟁 전 기준 15년간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남은 탱크는 2600여 대로 추정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제재 속에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탱크 희생을 최소화하는 전술로 전환하고 수십년 간 사용하지 않던 구소련 시절 장비를 정비해 투입하는 한편 국방비도 늘리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이 전쟁터에 동원하고 있는 구소련 시대의 탱크들은 과거 소련이 붕괴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량 생산한 것들로 추정된다.

현재 생산 속도를 고려할 때 러시아는 최소 2년 더 전쟁이 가능한 탱크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투입되는 구소련 탱크들은 나토와의 전쟁에 대비해 1960∼1970년대 제작된 것으로 재운용을 위해선 수주간 정비가 필요하다.

러시아군은 최전선에 보병을 먼저 투입하고 탱크는 위장해 조심스럽게 운용하는 전술도 채택했다. 이는 탱크 등 장갑차 대신 병사를 더 희생시키는 전술이며 이로 인해 올 가을 하루 평균 전사자가 1000여명으로 2022년 300명 미만보다 크게 늘었다.

마이클 코프머너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전쟁 기간을 늘리기 위해 적응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로서는 러시아의 장비가 소진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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