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삼성과 만든 기적” 그랬던 HBM, 9년간 무슨 일 <上>

2025-05-29

K반도체 연구

K반도체도 사람의 일이라

반도체 다들 잘 아시죠. 국장/미장을 넘나들며 반도체 주 하나쯤 다들 있으실 테고요. 그런데 첨단 기술인 반도체 산업에도 알고 보면 만남과 이별, 선택과 후회, 희로애락이 숨어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망’이라는 말에서 보듯, 세계 어느 나라도 혼자서 반도체를 만들 수 없습니다. 특정 기업이 아니라 전체 업계 속에서,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봐야 그때 그 기업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우연은 왜 필연이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The JoongAng Plus와 함께 반도체 산업의 생리를 파악하며, K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보시죠.

🧾목차

1. ‘만년 2등’ AMD·SK하이닉스 만나다

2. D램 쌓기, 메모리 3사 길 나뉘다

3. 팀 AMD가 8년 반 끓인 수프, HBM

4. 자비 없는 1등 엔비디아·삼성의 HBM2

5. 구글 등판과 TSMC 등쌀…삼성 오판 싹트다

6. 언더독 신화의 탄생 : SK하이닉스 Rise

◆부록 : ‘하이닉스 HBM, 삼성 출신이 만들어’ 진실은

체크! HBM이 남긴 레슨

✔️기술에도 때가 있다 : TSV 앞섰던 삼성

✔️‘짠내 협력’은 이어진다 : SKC 유리기판

✔️큰 결정에 큰 보상이 따른다 : MR-MUF

2016년 8월 국제 반도체학회 ‘핫 칩스’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마이크론의 수석 엔지니어는 출시 1년 된 HBM을 한껏 비난하고는 “곧 나올 HMC가 엄청나다”라며 의기양양하게 무대를 내려갔다.

뒤이어 삼성전자는 “성능과 가격을 낮춘 저가형 HBM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최신 HBM2 시장을 평정하고 있었다.

마지막 발표는 SK하이닉스. 당시 HBM2 성능과 매출 모두 ‘폭망’이었다. 그러나 발표자는 HBM3 계획을 밝히며, “작았던 애가 덩치 큰 애를 이기고 사탕을 뺏을 수도 있죠”라고 마이크론에 소심하게 반격했다.

구박받고 의심받는 HBM이라니. HBM이 ‘인공지능(AI)시대 메모리 황태자’ 대접받는 지금으로선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다. 그러나 9년 전만 해도 메모리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HBM을 보는 시각은 이랬다. 그 판단이 오늘의 시장 판도를 결정했다.

55 : 40 : 5.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이다(JP모건, 2024년).

2000년대 들어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월(memory wall)’을 넘어설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몰두했다. 메모리 월이란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의 성능 격차에서 오는 병목 현상이다. CPU가 잽싸게 연산을 처리했음에도, 다음에 처리할 메모리가 ‘배송 중’이라 손 놓고 기다리기 일쑤인 거다. 메모리 속도를 얼마나 개선하느냐가 전체 시스템 속도를 결정하는 상황.

HBM은 이런 흐름 속에 탄생한 ‘세상에 없던 메모리’다. ‘HBM 개발 18년’은 첨단 반도체 산업의 생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경쟁과 협력, 추격과 역전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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