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과소비 이제 그만…재활용하고 빌려 입고

2024-10-17

옷은 더이상 필수재가 아닌 한철 입고 버리는 사치재가 돼버렸다. 산업화 이후 의류를 빠르게 대량 생산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패스트패션’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다. 패스트패션은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에 따라 생산되는 의류를 부담 없이 싼값에 사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단기간에 제작하고 유통하는 만큼 쉽게 버려지는 게 문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량은 2018년 6만6000t, 2020년 8만2000t, 2022년 10만6000t을 넘어섰다.

패스트패션 제품엔 저렴하고 가벼운 소재가 많이 사용된다. 대부분 석유에서 만들어진 폴리에스터·나일론 같은 합성섬유다. 합성섬유로 만든 옷은 폐기하는 과정에서 인체와 대기에 해로운 화학물질과 유독가스 등을 배출할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남아 바다에 방출된다. 또한 의류 폐기물은 여러 합성재료가 섞여 있어 재활용하기 쉽지 않다. 칠레 북부 아타카마사막 한쪽엔 얼룩덜룩한 옷들이 쌓여 거대한 쓰레기 산을 이뤘고, 이 모습은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패스트패션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보인다. 올해 3월 프랑스 하원은 만장일치로 ‘패스트패션 제한법’을 가결했다. 의류 과잉생산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과도한 소비를 조장하기에 패스트패션업체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의류 판매 광고를 금지하기로 했다.

H&M·ZARA·제일모직 등 국내외 대형 의류회사는 유기농 원료나 재활용 재료를 사용하는 친환경소재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가장 좋은 대안은 의류 과소비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중고의류 판매장을 이용하는 방식 등이다.

비대면 세탁서비스 업체 ‘런드리고’는 지난해 3분기부터 헌 옷 수거서비스를 시작했다. 멀쩡한 헌 옷을 제3국으로 전달해 의류 순환에 이바지하려는 목적이다.

의류 대여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면접 의상, 하객 의상, 명품, 브랜드 의류 등 품목별로 의류와 잡화를 대여할 수 있다.

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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